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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조선3國’, 고부가가치선에 ‘승부수’

신성장동력 찾기 위한 경쟁 치열..기술력·선가로 판가름 전망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0-11-01 05:00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조선 3국이 고부가가치선 수주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올해 들어 조선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수주가 다시 증가하고는 있으나, 기존의 상선 수주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선 수주와 관련 기술력을 높이는데 매진하고 있다.

1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수주량, 수주잔량, 인도량 등 조선 3대 지표에서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중국 조선업계는 그동안 추진해온 양적인 팽창에서 탈피해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장광친(张广钦) 중국선박공업협회 회장은 최근 내년부터 시작되는 ‘십이오(一二•五, 2011~2016) 경제 개발계획’을 앞두고, 기술력을 확보해 벌크선 중심의 수주에서 벗어나 세계 조선강국을 목표로 성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장 회장은 “향후 중국 조선업계는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선박의 질을 높이는데 힘쓸 계획”이라며 “해양플랜트를 비롯해 유조선, 크루즈선 등의 분야도 발전시켜나가겠다”며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 진출 의지를 밝혔다.

중국 조선업계는 지난 2006년부터 중국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에 힘입어 저가수주에 나서며 ‘세계 조선 1위’라는 타이틀을 획득하는데 성공했으나 내부적으로는 업계의 절반에 가까운 140여개 조선소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무리한 팽창정책으로 인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지난 2000년 한국에 세계 조선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침체기를 걷고 있는 일본 조선업계도 친환경 선박을 비롯한 고부가가치선 개발을 통해 1달러당 80엔 가까이 떨어진 엔화강세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미쯔비시중공업을 비롯해 IHIMU, 미쯔이조선 등 일본 조선사들은 경쟁적으로 친환경 선박 모델을 발표하며 한국, 중국에 비해 높은 선가를 연비절감 효과를 통해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친환경 선박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기술력 측면에서 한국보다 몇 년 앞서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수주전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30% 가까이 낮은 선가를 앞세우고 있는 중국과 턱밑까지 쫓아온 한국의 기술력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 역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따라 친환경 선박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벌크선을 비롯한 중소형 선박 시장을 중국에 내준 한국 조선업계는 FPSO, 드릴십 등 기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고부가가치선과 친환경 선박 위주로 ‘세계 조선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 1월 ‘온실가스 30% 감축 친환경 선박건조’를 골자로 하는 녹색경영을 선포한 데 이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메이저 조선사들은 연비는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인 친환경 선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조선업계의 노력은 올해 하반기 들어 삼성중공업이 친환경 컨테이너선을 무더기로 수주하면서 가시화되고 있다.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은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삼성중공업에 총 20척의 8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며 발주 이유로 삼성중공업의 친환경 기술을 꼽았다.

삼성중공업이 에버그린에 제시한 선가는 클락슨 기준가인 9천700만 달러보다 높은 1억300만 달러였으나 에버그린은 올해 상반기 ‘TEU당 1만 달러’를 적정선가로 제시한 기존 입장과 달리 선가보다 기술력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글로벌 선사들의 움직임은 당분간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조선업계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수주량을 늘려가고 있으나 기술력 측면에서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조선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주한 선박에 대한 계약취소가 드물었던 일본 조선업계는 대부분 2014년까지의 납기를 채우고 있는데다 엔화강세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빠른 납기와 선가를 중시하는 선사들을 붙잡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세계 1위 조선강국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친환경 설비에 대한 국산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조선 3국이 서로 친환경 기술을 내세우며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혜택을 보는 것은 친환경 설비를 수출하고 있는 유럽 기자재업체들”이라며 “한국이 ´세계 1위 조선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친환경 설비의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