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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 감속운항, ´버릴 수 없는 카드´ 됐나

유럽노선 70~80% 실시…"수급조절위해 필수"
노선당 8척체제 옛말…13척, 14척체제도 ´등장´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10-11-09 17:45


해운시황 급락 이후, 글로벌 정기선사들을 중심으로 본격화 된 ´감속운항(에코스티밍)´이 이제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버릴 수 없는 카드´로 자리잡고 있다.

한 척이라도 더 투입해 ´노는 배´를 줄이고자 선박의 운항속도를 낮췄던 선사들이 ´수급조절´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이 같은 행보를 지속하고 있는 것. 특히, 노선 당 8척의 선박이 필요한 아시아발 원양항로의 경우, 9척, 10척체제는 물론, 최근 13척, 14척까지 등장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운항중인 아시아~유럽노선 중 감속운항을 통해 추가선박을 1척 이상 투입하고 있는 노선은 전체의 70%를 훨씬 웃돈다. 베이징에서 유럽 함부르크항만을 오가는 노선 10개 중 7개는 선박의 운항속도를 낮춰 9척, 10척 이상 체제로 움직이고 있는 셈.

올 상반기 80%에 육박했던 유럽노선의 감속운항률은 전통적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를 거치며 소폭 떨어졌다. 그러나 노선 당 투입되는 추가 선박은 기존 1척에서 2척, 3척까지 확대돼, 감속운항에 따른 전체 투입선박 수는 연 최고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당시만해도, 아시아에서 유럽지역까지 주 1항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기선사들이 노선 당 투입하는 선박은 평균 6천500~8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8척으로 일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운항을 멈춘 대기선박(계선)을 투입하며 노선 당 9척체제를 갖춘 선사들이 대폭 늘었고, 올해 2분기 이후에는 10척체제 노선이 전체 유럽노선의 절반 이상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해 초만 해도 찾아볼 수 없었던 11척체제 이상도 올 들어 등장하기 시작했다.

유럽노선 담당자는 "선박의 운항속도를 기존 24~25노트(시속 약 44㎞)에서 16~17노트(약 30㎞)로 줄이는 동시, 기항 스케줄을 유지하기 위해 투입 선박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올 초에만해도 9척체제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10척체제가 많이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유럽노선의 경우 2009년 1분기에는 11척 이상의 선박으로 구성된 서비스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며 "유럽노선 서비스의 평균 투입선박 수는 2009년 1분기 9척에서 2010년 2분기 9.8척으로 0.8척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유럽노선과 함께 주력 원양항로로 꼽히는 아시아~북미노선의 감속운항률은 동안기준 60~70%, 서안기준 30~40%대로, 유럽항로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일부 노선에서는 13척, 14척체제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대형선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아시아~북미 동안노선 서비스에는 8척, 그보다 거리가 짧은 아시아~북미 서안노선에는 5척의 선박이 투입돼왔다"며 "2008년 감속운항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후, 북미노선 역시 유럽노선처럼 8척체제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글로벌 선사들의 감속운항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만 150만TEU를 훨씬 웃도는 규모의 신조선이 시장에 새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불황기에 감속운항을 통해 수급 밸런스를 조절, 운임인상 효과까지 누린 선사들이 이 카드를 버릴리 만무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최근 해운조선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친환경´문제와 연료비 절감이라는 실질적 이득도 외면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에 힘을 보탠다. 실제, 국적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역시, 현재 감속운항을 진행중인 노선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양지환 연구원은 "감속운항에 따른 운항비 절감은 항차 당 80~138만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 유가가 급락하거나 시황이 급변하지 않는 한 선사들이 감속운항을 중단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단순히 연료비 절감차원 뿐 아니라, 유휴선복 흡수 등의 문제를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