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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글로벌 경기 한 눈에"…활기찾은 세계 1위 싱가포르항

환적화물이 90%…123개국 600여항만 잇는 ´허브항´
"금융위기로 30% 줄었던 컨 물량, 2008년 수준 회복"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10-12-12 14:26

(싱가포르=조슬기나 기자) 국제 중계무역의 중심지인 싱가포르는 펼쳐진 광경만으로도 글로벌 경기의 ´현 주소´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현장으로 꼽힌다. 세계 각지에서 출발한 컨테이너박스들이 가장 많이 모였다 흩어지는, 최대 컨테이너 터미널이자 ´허브항(Hub港)´이기 때문.

지난 10일 찾은 싱가포르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쳤던 ´겨울´을 잊은 듯,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텅 빈 선석에는 대형선박들이 늘어서 자태를 뽐냈고, 썰렁했던 야드에는 다양한 색상의 컨테이너박스가 차곡차곡 쌓였다.


이날 싱가포르 도심에 위치한 컨테이너터미널(이스트지역) 선석에서는 60m 높이의 갠트리 크레인(안벽 크레인)이 특유의 굉음을 내며 현대상선의 8천6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현대 머큐리호에 컨테이너 박스를 싣고 있었다.

앞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항만을 거친 현대 머큐리호는 인근 동남아시아발 화물을 추가로 싣는 작업을 마치고, 이날 오후 약 24시간만에 싱가포르를 떠나 유럽으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푸른 바다를 앞으로, 도심 최고급 빌딩단지를 뒤로 한 이스트지역 터미널의 선석에는 현대 머큐리호뿐 아니라, 홍콩 OOCL, 일본 NYK 등 글로벌 선사들의 컨테이너 선박 대여섯 척도 나란히 자리해, 선적 및 하역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조금 떨어진 웨스트지역 파실단장(PASIR PANJANG) 터미널에도 세계 2위 컨테이너선사인 MSC의 MSC 솔라, MSC 소니아, 한진해운의 한진 충칭, 한진 그디니아 등 대형선 10여척이 눈에 띄었다.

하역작업을 위해 하늘로 두 팔(붐대)을 뻗은 갠트리크레인 뒤편에는 현대상선, 고려해운, 흥아해운 등 국적선사들의 이름이 적힌 다양한 색깔의 컨테이너박스가 4~5단으로 빼곡히 쌓였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지난 해에는 컨테이너 물량이 확연히 줄어, 터미널 야드 곳곳에서 빈자리를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활기찬 분위기를 전했다.

최대 9단까지 컨테이너박스를 적재할 수 있는 터미널 야드는, 금융위기 이후 한 때 물량이 없어 곳곳이 텅 빈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컨테이너 시황이 회복세에 들어선 이후에는 오히려 박스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싱가포르에서 주재원으로 근무 중인 정상원 한진해운 부장은 "컨테이너 물량이 30% 이상 줄어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야드에 컨테이너박스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2008년 수준으로 물량이 다시 늘어났다"고 언급했다.

세계 1위 컨테이너항만인 싱가포르항이 지난 해 이스트, 웨스트지역의 4개 컨테이너터미널, 54개 선석에서 처리한 물동량은 약 2천500만TEU. 올 상반기 싱가포르항의 총 처리량은 약 1천400만TEU로, 이미 부산항의 2009년 연간 처리량을 웃돈다.

특히, 싱가포르항의 전체 물량 중 90% 가량이 타 지역에서 출발해 이곳 싱가포르에서 환적된 물량이라는 점은 시사점이 크다.

말 그대로 세계 각지의 물량을 한 곳에 모은 ´대표 허브항만´이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 싱가포르항을 바라보면 세계 경기를 알 수 있다는 말은 괜한 허풍이 아닌 셈이다.

현재 200여개에 달하는 각국 선사들이 이곳 싱가포르항을 통해 123개국, 600여개 항만으로 화물을 실어나르고 있다. 매일 유럽으로 4개, 미국으로 2개,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로 70개 선박이 물건을 실은 채 싱가포르를 떠나며, 세계 최대규모인 하루 7만여개의 컨테이너 화물이 처리되고 있다.

김혁기 STX팬오션 싱가포르 법인장(상무)은 "올해 초만 해도 싱가포르 외항 정박지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빈 배들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물량 확보를 위해 대기 중인 배들"이라며 "물량이 대폭 줄었던 컨테이너 항만도 가득 찼다. 회복세를 강하게 느꼈던 한 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