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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현대建 인수자격 박탈…결국 파행?

프랑스 은행 대출금이 발목..장기표류 가능성도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10-12-20 20:33

´올해 가장 뜨거운 M&A(인수합병)´로 꼽힌 현대건설 인수전이 결국 파행을 맞게 됐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릴만큼 상대적으로 열악했던 자금력에도 불구,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1차 반전드라마´를 쓴 현대그룹은 끝내 그 드라마를 완성하지 못했다.

승리의 샴폐인을 들기도 전,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으로부터 빌린 1조2천억원에 대한 자금의혹이 일며 결국 매각중단 수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는 20일 현대그룹과 맺은 양해각서(MOU)를 해지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은 체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현대그룹컨소시엄과의 현대건설 매각절차를 사실상 중단키로 한 것.

또한 현대그룹이 채권단에 제출한 이행보증금 반환 및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부여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주주협의회에서 결의키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 안건의 결의를 통해 현대그룹 컨소시엄과의 현대건설 매각절차를 더 이상 지속하지 않기로 했다"며 "현대그룹측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제기된 시장의 의혹과 우려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 데 매우 안타깝게 새각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현대그룹측에서 긍정적인 의사만 표명한다면 주주협의회는 이행보증금 반환여부 등 후속조치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우려하는 사항 등에 대해서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양해각서 해지에 대한 현대그룹의 반발을 감안, 이행보증금을 두고 줄다리기를 펼치겠다는 채권단의 계산으로 해석된다. 현대그룹이 모든 법적소송 등을 불사하겠다는 기존 기조를 유지할 경우, 이행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의미기도 하다.

또한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채권단의 입장은 현대그룹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 8.3%를 현대그룹이 가져갈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채권단은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 지위를 부여하는 문제와 관련, 추후 전체 주주협의회에서 논의키로 했다며, 현대그룹을 의식한 듯 조심스러운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 지위를 부여하는 것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대그룹은 만약 채권단이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 지위를 부여할 경우, 현대차그룹은 물론 채권단을 대상으로 한 모든 법적대응을 펼친다는 강경한 방침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이날 MOU 해지 결정 후, 자료를 통해 "대한민국의 법과 정의의 수호자이자 약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의 공명정대한 판단으로 현대그룹의 배타적 우선협상자의 지위가 재차 확인되기를 희망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시켰다.

특히,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의 지분 8.3%의 향방에 따라 경영권 분쟁까지 가능한 만큼, 현대그룹으로선 사활을 건 싸움을 펼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그룹이 채권단의 회유책에도 불구, 끝까지 강경방침을 지속할 경우 현대건설 매각이 장기표류될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현대그룹으로서는 현대차그룹의 인수보다는 훨씬 나은 시나리오인 셈이다.

앞서 현대그룹이 신청한 양해각서 해지금지 가처분에 대한 법원의 결정도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법원이 현대그룹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MOU 해지 등 매각절차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법원은 오는 22일 이에 대한 첫 심리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