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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2010년_해운]´위기의 수렁´ 벗어나 실적 개선 ´활짝´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10-12-23 14:23

올해 해운업계는 물동량 상승과 운임회복에 힘입어 ´금융위기발´ 위기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시황급락으로 적자에 허덕였던 국내 해운사들은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1분기부터 잇달아 흑자전환에 성공, 실적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실어나를 물량이 없어 운항을 멈췄던 선박들은 다시 시장에 투입되며 깃발을 올렸고, 선사들은 향후 인도되는 대규모 신조선에 대비, 감속운항, 노선합리화 등을 통한 수급조절에 힘쓰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는 오는 2020년까지 세계 3대 해운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선포, 선박금융기관 설립, 녹색해운시대 맞이 등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25년만의 첫 정기선사로 주목받았던 양해해운의 ´왕따 논란´과 현대건설 및 현대상선의 지분을 둘러싼 현대가(家)의 치열한 인수전도 올 한해 해운업계의 주요 이슈로 꼽혔다.

2010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EBN산업뉴스는 2010년 해운업계의 주요뉴스 10가지를 숫자와 함께 정리해봤다.

▲3 = 사상 최대 분기실적 올 한해 해운업계는 당초 기대보다 훨씬 빠른 실적개선에 ´활짝´ 웃었다.

국내 대표 벌크선사인 STX팬오션이 지난해 4분기 가장 먼저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데 이어, 1분기에는 양대 컨테이너선사인 한진해운, 현대상선이 흑자를 달성한 것. 당초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것을 감안하면 빠른 회복세다.

특히,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컨테이너 시황의 전통적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 ´시즌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는 쾌거도 이뤄냈다.

현대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6조170억원, 누적 영업이익 4천658억원을 시현해 연말 기준으로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벌크부문에 주력하고 있는 STX팬오션, 대한해운은 여름 비수기 이후 움츠려드는 모습을 보였으나, 조만간 다시 반등할 것으로 주목된다.

▲3 = 다시 일터로!…줄어든 계선규모 일감이 없어 운항하지 못했던 ´멈춰선 배´의 숫자도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줄었다.

프랑스 소재 해운컨설턴트인 AXS-Alphaliner(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운항되고 있는 4천854척의 컨테이너선 중 약 3%에 달하는 148척이 계선(운항을 중지하고 항구에 정박)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 때 10% 이상으로 치솟았던 계선 컨테이너선박은 지난 3분기,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전체 선단의 1%대까지 축소됐으나, 최근 소폭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1분기가 컨테이너시황의 전통적 비수기로 꼽히는 만큼 12월~2월 간 계선 규모가 200여척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 = 감속운항 통한 ´두마리 토끼´ 잡기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은 선박의 항해속도를 낮추는 ´감속운항(에코스티밍)´을 통해 연료비를 절감하고 선단 수급까지 조절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뒀다.

기존 24~25노트(시속 44km)의 선속을 17노트(약 30km)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기항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 노선 당 투입선박을 늘리는 방식. 이 경우, 일감이 없어 정박중인 계선 선박들까지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가장 활발하게 진행된 아시아~유럽노선의 경우, 감속운항을 통해 추가선박을 1척 이상 투입하고 있는 노선이 전체의 70~80%에 달한다.

특히, 이 같은 글로벌 선사들의 감속운항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에만 150만TEU를 훨씬 웃도는 규모의 신조선이 시장에 새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동안 감속운항 효과를 톡톡히 누린 선사들이 수급조절을 위해 이를 지속,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다.

▲10,000 = 초대형 컨船 시대 ´본격 개막´ 올 여름에는 국내 최초의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박이 인도되며, 본격적인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대가 개막됐다.

축구장 3개보다 넓고 63빌딩보다 긴 ´한진 코리아´호는 삼성중공업에서 건조돼, 한진해운이 운영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한진해운은 이번에 인도한 선박 외에 1만TEU급 2~5차선을 2011년까지 순차적으로 인수할 예정이다.

지난 2005년 이후 글로벌 대형선사들을 중심으로 불었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붐´은 금융위기로 ´주춤´하는 듯 했으나, 최근 시황회복과 함께 재개되는 모습이다. 당시 발주된 선박들이 잇달아 시장에 투입되는 한편, 자금여력을 찾은 대형선사들이 선가가 낮은 시기, 선박발주를 서두르고 있는 것.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내년 인도예정인 8천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선복량은 총 1천270DWT로 전체 컨테이너선 인도량의 63%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8,000 = 발주재개 에버그린, NOL, 머스크라인 등 글로벌 정기선사들은 올 여름이후 잇달아 컨테이너선 발주를 확정하며, ‘선대확장’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본격적인 세계 경기 회복세로 실어 나를 해상물동량이 늘어난 데다, 금융위기로 인해 뚝 떨어진 ‘선가’ 등을 감안했을 때,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판단한 것.

특히, 이들 선사들은 대형·초대형으로 분류되는 8천TEU급 이상 선박에 눈길을 두고 있어,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에 경쟁력을 가진 국내 조선사들의 대규모 수주도 잇따랐다.

대우조선해양은 싱가포르 해운업체 NOL로부터 8천400만TEU급 컨테이너선 등 10여척을 수주했으며, 삼성중공업도 대만 최대선사인 에버그린으로부터 8천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수주했다.

국내 선사들 역시 STX팬오션이 해치벌크선, 캄사라막스급 벌크선 등 23척을 그룹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에 발주하고, SK해운이 초대형 가스운반선 등 10여척의 건조계약을 체결하는 등 잰걸음을 놓고 있다.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입었던 한진해운 역시 중형급 컨테이너선 발주를 놓고 고심 중인 상태다.

▲2020 = 세계 3대 해운강국 도약 선포 올해 국내 해운업계는 오는 2020년까지 세계 3대 해운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내용의 ´한국해운 비전 2020´을 선포했다. 2010년 1월을 기준으로 한 국적 외항상선대 규모는 세계 5위 규모.

´한국해운 비전 2020´은 오는 2020년까지 한국상선대 1억t, 해운수입 100조원을 달성, 세계 3대 해운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선박금융 전문기관 설립 등을 통해 선진선박금융 시스템을 구축하고, 조선업, 선박관리업, 해운중계업, 선주상호보험 등 관련산업의 동반 발전을 모색하겠다는 것.

이는 국내 해운업계가 금융위기발 시황급락을 겪은 후, 해운-조선-금융의 삼각편대의 중요성과 선박금융의 필요성을 절감한 행보로 해석된다.

▲8.3 =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 올해 가장 뜨거운 M&A로 꼽힌 현대건설 인수전은 해운업계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현대건설이 갖고 있는 현대상선의 지분 8.3%에 따라, 현대상선의 모기업인 현대그룹의 경영권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확보하게 되면,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KCC가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합계는 40%를 넘어선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건설 인수전을 현대가를 둘러싼 또 다른 경영권 분쟁의 출발점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현재 현대건설 인수전은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박탈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채권단은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과의 협상쪽에 무게를 두며, 현대그룹측에 ´경영권 중재´라는 카드를 내민 상태다. 현대상선 지분 8.3%를 현대그룹측에 부분매각할 수 있다는 것.

24일에는 앞서 현대그룹이 신청한 MOU해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2차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라, 앞으로의 상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09 = 재무구조개선 약정 압박받은 현대그룹의 실적연도 현대건설 인수전에 앞서, 현대그룹은 채권단의 재무구조약정 체결 압박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당시 채권단은 2009년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현대그룹을 약정체결 대상으로 선정했다. 현대그룹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현대상선이 세계 경기 침체 여파로 2009년 5천800여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는 것이 그 이유.

그러나 현대그룹은 올 들어 현대상선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이유와 현대건설 인수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약정 체결을 거부했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이라는 딱지가 붙을 경우, 현대상선의 글로벌 영업에 차질이 빚을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결국, 지난 9월 법원은 현대그룹이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이후 현대건설 인수전으로 인해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대한 논의는 멈춰있는 상태다. 채권단은 2009년 실적을 근거로 2011년에 약정 체결을 강요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타 그룹과의 형평성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25 = ´25년만의 첫 정기선사´ 양해해운 왕따논란 지난해 말, 문을 연 양해해운은 까다로운 정기선사 등록요건을 충족시키고 25년 래 처음으로 국토해양부로부터 외항 정기선 등록증을 받은 정기선사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특히, 국내 한 중견선사 출신 전문인력들이 주력이 된 양해해운은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발휘하며 일년도 채 되지 않아 세계 70위권 정기선사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발한 활동과 반대로, 국내에서는 일부 선사들의 견제로 터미널 선석 및 컨테이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한국선주협회 산하 협의회 가입을 두고 진통을 겪으며 ´왕따 논란´이 일었다.

▲ 지난 1년간 BDI 추이
▲2000 = 겨울시즌 진입 불구, 벌크시황 ´냉랭´ 철광석, 석탄 등 건화물을 운반하는 벌크선 시황이 최근 겨울 성수기 돌입에도 불구,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심리적 지지선´으로 불려온 BDI 2천포인트선까지 붕괴됐다.

벌크선 운임지수인 BDI가 2천포인트 아래로 떨어진 것은 비수기인 지난 8월 이후 4개월여만.

이는 최대시장인 중국이 최근 긴축정책, 부동산 규제, 철강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수출입 물량을 줄인 탓으로 분석된다. 또, 잇따른 신조선 투입에 따라 선박의 공급이 해상수요를 웃돌고 있어, 시황상승에 어려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단, 중국이 내년 1분기에 철광석, 석탄 수입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 대서양 등 일부 항로의 물동량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다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