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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전망] 안갯속 해운, 희망의 조선

선박 발주 작년보다 더 늘듯..해운시황은 부정적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11-01-03 04:59

2011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해 해운·조선업계는 ´세계 경기회복´의 바람을 타고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위기의 수렁´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해상 물동량이 늘어나며 운항을 재개하는 상선들이 늘었고, 그간 뚝 끊겼던 신조선 발주도 줄을 이었다. 만족할만한 수주성과를 거두며 한숨을 돌린 조선업계는 올해 더 많은 수주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해운업계는 새로운 선박을 확보하는 동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 시황에 더욱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이다.[편집자주]


해운업계, "2009년 이상, 2010년 이하" 새로운 한해를 맞이한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시황이 지난 해만 못할 것이라는 데 함께 입을 모은다. 지난 해 컨테이너를 중심으로 한 부문별 시황 회복세가 워낙 뚜렷했던 탓이다.

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부문별 전망에는 소폭의 차이가 있으나, 신조선 공급우려 등으로 ´전년만 못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데는 예측기관, 해운사, 브로커 간 이견이 없다.

쏟아지는 대형선박들도 시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인도예정인 벌크선은 무려 1천500여척, 컨테이너선은 270여척, 유조선은 650여척에 달한다. 특히, 10만DWT급 이상 대형선의 비중이 커 ´수급조절´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 겨울 성수기를 맞이한 벌크선, 유조선 시황이 좀처럼 재미를 못보고 있다는 점도, 업계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해운사들은 올해 경영전략을 더욱 보수적으로 잡고 있는 상황. 그간 재미를 봤던 감속운항(에코스티밍), 노선합리화 등의 체제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단, 지난 해 어느 정도 수익성 회복에 성공하며 여력을 찾은 만큼, 그간 끊겼던 선박 발주 움직임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부문별로 살펴보면, 철광석, 석탄 등 벌크 부문은 ´세계의 공장´인 중국효과가 시황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철광석 및 석탄 수입효과가 일명 ´스태그플레이션´을 등장시킨 지난해처럼 발휘되기는 어려우나, 이상기온 등의 현상이 뜻밖의 톤마일 효과나 체선현상 등을 가져다 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국내 브로커는 "선박공급 압력으로 전반적으로 벌크 시황의 약세가 예상된다. 중국의 효과도 전년같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긴축정책 등이 완화되면 벌크수요가 늘겠지만, 오는 2012년까지 쏟아지는 선박이 워낙 많아 수급조절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컨테이너 부문 또한 ´공급과잉´측면에서 벌크부문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지난 2005년 께 글로벌 선사들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졌던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선박 발주붐이 이제야 본격 인도되고 있기 때문. 내년 인도예정인 8천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총 1천270DWT로 전체 컨테이너선 인도량의 63%에 달한다.

이에 따라 각 해운사들은 얼라이언스 등을 통한 노선합리화, 운항을 멈추고 정박시키는 계선, 선속을 낮추는 대신 해당항로에 추가선박을 투입하는 감속운항 등을 지난 2009~2010년과 마찬가지로 이어갈 방침이다.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시황분석센터장은 지난해 말 열린 시황 세미나에서 "내년(2011년) 컨테이너선 공급 규모는 2010년의 141만3천TEU 대비 6.5% 증가한 150만4천TEU로 전망된다"며 "향후 1~2년동안 8천TEU급 이상 포스트-파나막스급 선박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유조선 부문의 경우, 전 세계 석유수요 증가와 중국의 수입처 다변화 등이 시장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급조절이 해운사들의 최대과제"라고 언급한 후, "낮은 선가에 선박을 확보, 경쟁력을 키우려는 글로벌 대형선사들은 서서히 선박발주를 재개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계, 선종별 수주·선가 전망 엇갈려 조선업계는 지난해보다 올해 수주전망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나, 선종별로는 명암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벌크선의 경우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와 물동량 감소로 인해 올해 수주전망이 어두운 반면, 컨테이너선과 해양설비 부문은 글로벌 경기회복 및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올 한해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가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선종은 컨테이너선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수주소식이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에 총 20척의 8천TEU급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던 에버그린이 올해 10척의 동형선을 추가 발주할 예정이며 사상 최대 규모인 1만8천TEU급 컨테이너선 20척(옵션 10척 포함)에 대한 발주계획을 밝혔던 머스크라인도 선박 건조를 위한 LOI(건조의향서)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벌크선 시장은 올해도 ‘차이나막스’로 불리는 40만t급 초대형광탄운반선(VLOC)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1천500척에 달하는 선박이 인도될 것으로 보이면서 수주난을 겪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유조선 시장 역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지난해보다 수주량은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선가 역시 선종별로 등락이 엇갈릴 전망이다. 단, 지난해 초 바닥을 치고 반등에 성공한 만큼 선가가 더이상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벌크선의 경우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의 선가가 지난 1년간 5천600만달러에서 100만달러 올랐으며, 초대형유조선(VLCC)의 선가도 9천700만달러에서 1억500만달러로 약 7% 상승하는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반면 컨테이너선은 글로벌 경기회복과 감속운항에 따른 선복량 흡수 등으로 인해 지난해 초 3천600만달러였던 3천500TEU급 컨테이너선의 선가가 지난해 12월 5천만달러까지 상승했다"며 "올해도 이러한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선박 건조비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후판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포스코가 올해 1분기 국내 철강재 가격을 동결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현재 t당 95만원인 후판가는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당진공장 준공 등으로 국내 철강업계의 후판 공급량이 증가한 반면 국내 조선업계의 올해 선박 건조량은 지난해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여 후판가는 향후 다소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철강업계의 후판 생산량이 조선업계의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증가했으나 국내 조선업계는 기존 거래선 유지 차원에서 일본 및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량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수입물량 변동에 따라 후판의 공급과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산 후판 생산량은 증가한 반면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건조량은 감소해 후판 공급량이 수요를 초과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철강업계도 수출하는 물량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공급과잉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