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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해운 법정관리, 업계 불똥…연쇄파산 폭풍?

시황 폭락, 무리한 용대선, 대규모 선박발주 부담 등
"제 2의 삼선로직스발 후폭풍"…용대선 체인 ´불똥´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11-01-25 16:00


벌크선 시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어온 국내 4위 선사 대한해운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 업계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해운사는 삼선로직스, 대우로지스틱스, TPC코리아, 세림오션시핑, 봉신(구 선우ST) 등에 이어 이번이 6번째. 메이저 해운사 중 최대규모다.

특히, 해운업계에 빌린 배를 다시 타 업체에 대선해주는 ‘용대선 체인’이 관행화 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타 벌크선사로의 ‘불똥’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벌크선사들의 큰 형님격인 대한해운은 타 벌크선사들과의 용대선도 활발하게 진행해왔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 2009년 초, 국내 10위권 규모의 삼선로직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용대선관계에 있던 TPC코리아 등 다수 벌크선사들이 자금난에 직면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제 2의 삼선로직스발 후폭풍´이 불 것이라는 우려도 잇따른다.

대한해운의 이번 법정관리 또한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파크로드 디폴트, 삼선로직스 법정관리, TPC코리아 법정관리 등 해운업계 연쇄 부실화에 시황 악화가 겹치며 ´예상된 결과´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국내 4위 규모의 대한해운이 결국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된 것은 벌크선 시황 악화에 따른 자금부담의 영향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벌크선 해상 운임이 10분의 1수준으로 급락했음에도 불구, 대한해운의 선박 다수는 ´수퍼사이클´로 불렸던 2007~2008년 수준의 높은 용선료로 계약이 체결돼있어 금전적 부담이 컸던 것.

올 들어 대한해운이 용선료 조정을 위해 60여개 선주사를 초청, 프리젠테이션을 가졌던 것도 이러한 측면 때문이다. 당시, 대한해운의 현 자금사정으로는 6달 용선료를 내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업계 안팎의 우려가 확산되기도 했다.

앞서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선사들에게서 튄 불똥도 대한해운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국내 벌크선사들의 큰 형님격인 대한해운은 국내외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선박을 용선(임대), 국내 타 선사들에게 다시 배를 빌려주는 용대선사업을 통해 많은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한해운과 용대선 체인관계에 있던 파크로드가 디폴트를 선언하고, 10~15위권 규모의 삼선로직스, TPC코리아마저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대한해운에 불똥이 튈 수밖에 없었던 것.

국내 한 중소선사 대표는 "다수 벌크선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용선 규모를 눈에 띄게 축소시켰지만, 대한해운만큼은 예외였다"며 "몇몇 선사들이 용선을 조기에 반선시키면서 이에 대한 손실도 많이 입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게다가 수퍼사이클 당시, 높은 선가에 선박을 대거 발주한 것도 대한해운의 발목을 잡았다. 다수 벌크선사들이 금융위기 이후 선박 발주 취소, 조기반선 등을 단행한 반면, 대한해운은 각종 금융을 확보해 발주계약을 유지시켰다. 해운업계에 대한 의심을 품고 있는 금융업계가 좋은 조건에 선박자금을 댔을리는 만무하다.

또 다른 중소선사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다수 선사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며 선박발주를 취소할 때, 대한해운은 버텼다. 조건이 안좋은 금융까지 확보해 ´돌려막기´한 것"이라며 "시황이 예상대로 살아났으면 괜찮은 선택이었을텐데 살아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벌크선사이자 국내 선사들의 형님격인 대한해운의 법정관리가 향후 또 다른 ´연쇄 폭풍´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한해운의 연간 매출은 2009년 기준 2조2천793억원으로,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에 이어 국내 4위규모. 국내 벌크선사들의 형님격으로 불릴 만큼 주요 대형선사 및 중견선사와 대다수 거래관계를 갖고 있다.

또한 세계 해운시장에서 국내 용선주 또는 선사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선박금융 등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한해운과 용대선 체인에 얽혀있는 주요 선사들은 협상 등을 통해 대응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신청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며 주시하고 있다.

중견선사 고위관계자는 "타선사들과 얽혀있는 계약이 많아 영향이 클 것"이라며 "국내 대형 선사들은 다 얽혀있는 것으로 안다. 외부에서 한국 용선주, 선주를 바라보는 시각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중소선사 대표는 "2009년에 다수 선사들이 무너지면서, 국내 선사들끼리 이미 용대선관계가 정리된 부분도 있다"며 "국내보다는 국외 선사들에게 더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현재 대한해운의 용선규모는 벌크선 136척, 탱커 4척 등 142척으로, 이중 120여척 이상이 타 선사에 임대되는 대선영업이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