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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 영토확장 ´주춤´…다각화 ´거북이걸음´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11-02-07 09:00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대한해운 등 국내 대형 해운업체가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추진해온 영토확장이 ´거북이걸음´을 걷고 있다.

이들 선사는 컨테이너부문, 벌크부문 등 한 분야로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 수익구조를 다변화키로 했으나, 금융위기 이후 시황급락 등 예상치 못했던 변수로 투자가 지연되면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4위 선사인 대한해운은 벌크선 비중을 낮추고 유조선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 아래 대규모 발주를 단행해왔으나,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자금난으로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대한해운의 연간 매출 중 철광석, 석탄 등 벌크선 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0%를 웃돈다. 세계 1위 에너지·자원 전문선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설정한 대한해운은 2008년 초 초대형유조선(VLCC) 5척을 발주하고 에쓰오일 등으로부터 장기수송물량을 확보하는 등 최근 몇년 간 유조선부문 강화에 힘써왔다.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STX팬오션 또한 금융위기발 직격탄을 맞으며 2010년까지 1차 사업다각화를 완료한다는 당초 목표에 차질을 빚었다.

앞서 STX팬오션은 2008년 께, 매출 비중의 90%에 육박하는 벌크선 비중을 2010년까지 70%대로 낮춘다는 내부 전략을 설정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STX팬오션의 매출 중 벌크선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융위기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STX팬오션은 중소형 컨테이너선박을 대거 확보, 아시아역내는 물론, 원양항로인 유럽노선까지 진출을 모색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이 또한 금융위기 이후 해운시황 급락 등으로 인해 좀처럼 본격화되지 못하고 있다.

STX팬오션 고위관계자는 "컨테이너부문에 여전히 관심을 두고 있다. 중동, 호주노선까지 늘렸고, 유럽노선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당초 목표보다 늦춰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첫 수익을 냈고 시스템 구축에도 계속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선사 중 아시아~유럽, 아시아~미주 등 컨테이너 원양항로를 운영하는 곳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뿐이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한진해운은 매출 비중의 70~80%에 달하는 컨테이너 부문의 비율을 오는 2020년까지 60% 이하로 낮춘다는 방침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 철광석, 석탄 등 벌크부문, 전용 터미널 사업, 3자물류(3PL)사업 등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한진해운은 금융위기 이전까지, 로테르담, 부산신항, 베트남, 잭슨빌 등 세계 각국 항만에 전용 터미널을 확보하며 터미널 사업에 박차를 가해왔고, 최근 몇년간 3PL사업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3PL부문에서 아직까지 가시화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한진해운이 미국 동부지역에 최초로 확보하는 잭슨빌 터미널 개장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4년 늦춰지는 등 금융위기 이후 사업다각화의 속도는 ´게걸음´을 걷고 있다.

이밖에 국내선사 중 가장 사업다각화가 잘 돼있다는 평가를 받는 현대상선의 경우, 재무구조개선약정, 현대건설 인수전 등 그룹악재가 발목을 잡으며 최근 몇년 간 투자에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상선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전, 대다수 선사들이 오는 2011년 이후 벌크시황에 대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며 "수익통로를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은 현재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갑작스런 금융위기를 맞으며 현 상황까지 왔지만, 사업다각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유조선 부문의 경우, 최근 시황이 워낙 좋지 않아 투자적기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