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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승부사´ STX그룹, 성공신화 ´주춤´하나?

´승부카드´ STX유럽, 기대 이하 성적 지속
대한조선 인수 불발로 국내 야드 ´딜레마´

조슬기나 기자 (seul@ebn.co.kr)

등록 : 2011-02-09 05:00

▲ STX유럽의 생나자르 조선소

쌍용중공업, 대동조선, 범양상선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M&A로 중견그룹으로 도약한 STX그룹(재계 랭킹 12위)이 STX유럽, 대한조선 등 최근 몇년 간 진행한 M&A에서는 좀처럼 재미를 못보고 있다.

지난 2007년 하반기에 인수한 STX유럽(구 아커야즈)은 ´재계의 알라딘´으로 불리는 강덕수 회장이 직접 발벗고 나선 ´승부카드´.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노조 반발 등으로 인해 STX유럽의 성적은 인수 3년이 넘도록 기대 이하에 머물러 있다.

STX유럽(STX Europe ASA)이 지난해 수주한 선박은 총 40여척, 50억달러 규모다. 이중 대다수가 특수목적선(OSV)과 페리다. STX가 대외적으로 자랑하는 크루즈선은 2척에 불과하다.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크루즈선 발주가 주춤한 경향도 있으나, 크루즈 건조 전문업체로 이름을 날렸던 ´아커야즈´로선 이름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셈이다.

강덕수 회장은 2007년 글로벌 조선사로 꼽히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을 뛰어넘을 수 있는 분야로 국내 조선업계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크루즈 부문을 주목했다. 자체 건조보다 기존 크루즈 건조업체 인수라는 선택지를 꺼내들었다.

´빅3´를 비롯한 선발 조선사에 비해 건조기술력 등이 달리는 중형조선사 STX로선 아커야즈(Aker Yards) 인수를 통해 최단 시일안에 크루즈선 시장을 점유할 수 있는 확실한 ´지름길´이었던 카드. 부가가치가 높은 크루즈선에 출사표를 던져 후발주자의 한계를 단숨에 극복하고, 글로벌 조선사로 도약하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STX유럽의 ´궤도권 진입´은 STX그룹의 최고 숙제이자 승부수로 꼽힌다.

STX유럽의 상장 등으로 대규모 투자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일부분 해결하고, 특수목적선 수주를 늘리며 분기 흑자전환도 성공했지만, 아직까지 주력부문인 크루즈선 수주가 활성화되지 않아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실제 크루즈 수주가 멈추며 STX유럽 산하 노조의 반발도 끊이지 않고 있다.

STX유럽은 지난해 일감이 없는 라우마조선소, 투르크조선소 등 일부 조선소의 직원 400여명을 휴직시켰다. 당장 먹고살 일이 막막해진 노조의 반발이 거세게 인 것은 당연한 대목. 쇄빙선 건조기술을 특화한 STX유럽 산하 헬싱키조선소의 경우 일감이 끊기고 부지계약 논란이 일며 운영 중단설까지 제기됐다.

더욱이 금융위기라는 어려운 대내외 환경속에 대규모 투자를 한 탓에, STX그룹의 재무구조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연간 기준으로 STX유럽이 2010년 첫 흑자전환할 것이 확실시된다. 조금씩 수주가 재개되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면서도 "금융위기로 해운 조선시황이 급락하며 당초 기대한 성적에 못미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내 야드가 협소한 STX그룹은 지난해 워크아웃기업인 대한조선을 인수, STX조선해양과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 카드는 무산됐다.

진해 조선소와 STX대련 야드에서는 대형 크루즈선은 물론, 초대형광탄운반선(VLOC)의 건조도 어렵다. 진해 조선소는 100만㎡에 불과하다.야드가 협소한 것.STX대련의 경우는 중국의 제재가 걸림돌이다.

반면 대한조선은 진해 조선소와 가까운 지역에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대한조선이 매물로 나오기 이전부터 STX그룹이 공공연히 인수 의욕을 보여온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STX그룹은 자금문제로 채권단과의 협상 끝에 대한조선 인수에서 한발 물러섰다. 인수자금 및 부채와 관련된 협상이 성패를 갈랐지만, 실제 대한조선 내부에서부터 STX그룹측 인수에 대한 반발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STX그룹에서 대한조선이 시장에 나오기 전부터 인수의사를 언급한 탓에, 대한조선이 입은 무형의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대한조선은 주인이 바뀔 수 있다는 소문이 전세계 선주들에 퍼지며 수주영업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처했다.

재계 관계자는 "STX그룹은 쌍용중공업, 대동조선, 범양상선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거대 기업군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인수기업들의 경영정상화에 주력하고 숨을 고르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STX그룹이 STX유럽의 크루즈 수주뿐 아니라 국내에서 메이저 조선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선, 초대형선박의 건조가 필수인 만큼, 향후 이에 대한 고민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