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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CEO는 어떤 ´스타일´ 입니까?

내실·겸손, 해박·달변, 함구·소탈, 위풍당당 등 각양각색

기자 ()

등록 : 2011-02-14 09:15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배의 선장이다. 대내외적인 기상여건에 따른 영향도 크지만 대체로 그가 쥔 방향키와 돛·닻에 따라 배의 운명이 좌우된다. 운항 스타일에 따라 배에 탄 사람들은 안정된 여행이 될 수도 있고, 배멀미로 고생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난파하기도 한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산업계 CEO들의 면면을 짚어본다.

▲내실·겸손形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신임 회장은 ´내실경영´으로 유명하다. 여느 대기업 총수와 달리 수행비서도 따로 두지 않는다. ´거화취실(去華就實.화려하게 포장하는 것을 멀리하고 내면적으로 실익을 챙긴다)´을 좌우명으로 삼는다.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인 신격호 회장의 내실경영을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평가다. 신 회장은 지난 10일 승진 이후 별도의 취임식도 열지 않았다. 또한 신 회장은 겸손함이 여느 회장들과 달리, 모든 임직원에게 경어를 쓰고 명함을 교환할때도 두 손을 사용한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공식 언론에 작년 7월 3년3개월여 만에 모습을 드러내 "경영은 잘 할 수 있는데 인터뷰는 체질과 맞지 않다. 언론에 얼굴이 오르내리면 자리가 오래가지 못한다는 생각"이라며 소탈한 면모를 보였다. LG화학 업무 이외에 관련 협회장 등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대외활동에도 거의 나서지 않고 있다.

최근 LG화학의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도 김 부회장의 내실을 겸비한 뚝심경영이 크게 좌우했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평소 ´사람´과 ´변화´를 강조한다. 그는 "사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이 변해야 새로운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다. 직원간 서로 다름을 존중해야 한다"는 지론을 강조한다.

▲해박·달변形
구자형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비유법을 즐겨 사용하는 달변(達辯)형 스타일. 지난해 대전 SK에너지 기술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경영 전략을 축구에 비유했다.

그는 "브라질 축구선수 펠레가 왜 유명한 지 아는가. 그보다 뛰어난 개인기, 스피드를 가진 선수들은 많았지만, 그가 축구황제가 된 이유는 경기장을 뛰는 22명 선수들의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한 눈에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업경영에 비유해 설명했다.

구 사장은 앞서 기자를 사석에서 만난 자리에서도 조직의 특성을 사람의 손에 비유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엄지는 최고경영자(CEO), 검지는 임원, 중지는 팀장급, 약지는 일반사원, 새끼손가락은 신입사원"이라며 "엄지는 나머지 손가락과 언제나 자연스럽게 만나기 때문에 (CEO는) 포용성과 개방성을 갖고 조직 구성원 모두와 만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손가락 길이는 업무량에 비례한다"며 "새끼손가락(신입사원)의 일이 많은 회사는 뭔가 문제가 있지 않겠냐. 손가락 가운데 중지가 가장 길듯이 기업에서 가장 왕성하게 일을 하는 사람들이 팀장급"이라고 덧붙였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평소 말이 없는 스타일. 기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하지 않고 그저 특유의 미소로 응수할 뿐. 하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대부분의 답변을 직접 할 정도로 회사 내외부 사정을 꿰뚫고 있다. 지난 1월 열렸던 기업설명회에서도 정 회장은 대부분의 질문에 직접 답했다.

▲함구·소탈形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창사이래 처음으로 지난 2월 9일 여수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만큼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기로 유명하다. 간담회에서도 마이크도 사용하지 않고 ´한 두마디만 간단히´하는 눌변(訥辯) 스타일. 동석한 김성채 금호석유 사장 등에게 발언하게 함으로써 배려심이 깊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박 회장은 2009년 7월 형인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명예회장과의 갈등으로 퇴진했다가 2010년 3월 경영에 복귀한 이후 석유화학부문 경영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명함에서 그룹 화살표 CI를 없애는 등 분리경영도 강하게 추진중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준비한 답변 외에는 입을 잘 열지 않는 타입. 기자들의 질문에는 언제나 간략한 답변 또는 미소로 일관한다. 평소 회사 내에서도 조용하지만 단호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현 회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가장 길게 입을 연 것은 지난 2009년 여름, 7박 8일의 방북일정 끝에 돌아왔을 당시 미리 준비한 발표문을 읽은 후, 기자들의 질문에 짧게 답했다.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하고, MOU가 해지된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 드러내지 않고 있다.

▲위풍당당形
▲ 이석채 KT 회장.
이석채 KT 회장은 거침 없는 직설화법으로 종종 화제의 중심이 되곤 한다. 정보통신부 장관을 거친 관료출신인 그는 가끔씩 정치인인지 기업인인지 헷갈리게 만들기도 한다. KT고객 대신 ´국민´ 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를 향해 "KT의 옴니아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에서 홍길동"이라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가 하면, 방송통신위원회를 향해서도 "합의제 기관인 방통위가 통신 정책을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비판할만큼 쓴소리도 거침 없이 내뱉는 성격의 소유자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거침없이 쏟아놓는다. 특히 인화를 중시하는 LG그룹 문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용장(勇將) 스타일로 한번 붙은 싸움에서 좀처럼 물러서는 일이 없는 ´전투형´이란 평가다.

그는 LG디스플레이 사장 시절 공식 인사말을 "1등 합시다"로 바꾸고 전 임직원의 명함에 ´No.1 Members,No.1 Company´라는 슬로건을 새겨 넣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오뚝이 CEO로 통하는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29살의 나이에 6명의 직원들과 함께 맨몸으로 맥슨전자를 뛰쳐나와 팬택을 세계 10위의 모바일 기업으로 올려놓은 인물.

거침 없는 성격으로 유명한 그는 스마트폰 ´베가´를 출시할 당시 애플 아이폰과 스티브 잡스를 향해 "기계 덩이에 지나지 않는다"며 특유의 독설을 쏟아냈다.

SK텔레콤 등 거대 이동통신사를 향해 "우리 제품을 소홀히 한다면 해외로 눈을 돌리겠다"고 말하는 등 당당한 모습으로 일관한다. 직원들 한 명 한 명을 일일이 챙기는 `감성경영´을 펼치는 그는 직원들과 직접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토론을 벌이는 등 ´이메일 경영´을 정착시키기도 했다.

한편,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평소 임직원들과 일상적인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고 기자들과 미술관을 찾는 등 소탈한 경영자 타입.

최 회장은 지난 2009년 12월 한진해운홀딩스 지주사 출범 당시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 "조수호 회장 타계 이후 최은영 체제가 아니었던 날은 없었다"며 ´거침없고 솔직한 언변´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작년 여름 신입사원들과 함께 월드컵 본선 아르헨티나전을 관람할 때에는 붉은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해 "운항하는 아르헨티나 서비스 있어? 끊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최 회장은 지난 1월 네이버 실시간 검색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박용만 두산 회장이 지인에게 보내는 문자를 최 회장에게 잘못 보낸 실수담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기 때문. 다소 거칠 수 있는 내용을 농담으로 응수하는 모습에 최 회장을 아는 이들은 역시 최 회장 답다는 반응을 보였다.

[EBN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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