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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만 키운 中 조선, ‘영양실조’ 상태 심각

고부가가치선 경쟁력 부재..한국 수주금액 4분의 1 그쳐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정은지 기자 (ejjung@ebn.co.kr)

등록 : 2011-05-26 05:00


지난해 값싼 벌크선을 앞세워 수주량, 수주잔량, 인도량 등 조선 3대 지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조선 1위’ 자리에 올랐던 중국 조선업계가 ‘돈 되는’ 수주에는 나서지 못한 채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에 빠졌다.

중국 내에서 조차 ‘덩치만 클 뿐 실속이 없다’는 위기론이 팽배해지며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기술력.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는 여전히 한국이나 일본을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장엔 전 세계 저가선박 독식 밖에 대안을 내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 관영신문인 인민일보는 최근 ‘중국 조선업의 발전방향’이라는 기사를 통해 “벌크선을 중심으로 수주활동에 나섰던 중국은 ‘조선 대국’일 뿐 ‘조선 강국’은 아니다”라며 이례적으로 자국 조선업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수주 물량에서 중국은 여전히 전 세계 신조선 시장의 절반을 ‘싹쓸이’하고 있다. 실제로 일반 상선을 집계한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약 1천768만CGT(1천42척)을 수주하며 전 세계 수주량(3천706만CGT·2010척)의 47.7%를 독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반해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해 1천248만CGT(483척)을 수주하며 전 세계 수주량의 33.7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수주금액 면에서 보면 한국은 지난해 367억 달러를 수주하며 350억 달러에 그친 중국보다 17억 달러를 더 거둬들였다.

이는 중국이 한국보다 CGT 기준으로는 14%, 선박 척수 기준으로는 두 배 이상 더 많은 수주를 했으나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값싼 벌크선 수주에만 매달린 중국과 달리 한국이 고부가가치선 위주로 수주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캄사라막스급 벌크선을 위주로 호조를 보였던 벌크선 시장이 하반기부터 침체되면서 중국은 수주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한국 조선업계는 490만CGT(134척)를 수주하며 전 세계 수주량(889만CGT·347척)의 55.2%를 차지한 반면 중국은 281만CGT(148척)에 그치며 한국에 비해 24% 가까이 뒤처졌다.

수주금액 면에서도 한국은 194억 달러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4분의 1 수준인 52억 달러에 그쳐 올해 들어 수주난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는 올해 들어 초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등 중국이 기술적으로 건조할 수 없는 선종에 대한 발주가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클락슨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해양플랜트까지 감안하면 한국과 중국의 수주격차는 더욱 커진다.

이에 따라 중국 조선업계도 ‘크지만 강하지 않은’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고부가가치선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선박공업협회 관계자는 “올해 들어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해양플랜트 발주가 크게 증가하면서 세계 조선시장은 이제 기술과 브랜드, 품질로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며 “반면 중국이 주력으로 수주하는 벌크선은 공급과잉과 시황악화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더욱 힘든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저부가가치선은 시장 변화에 따라 충격과 위험을 안겨줄 것으로 우려되는 반면 고부가가치선 시장은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중국도 벌크선 수주에만 의존하는 체질을 개선해 조선 강국으로 가는 길을 찾아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내 업계에서는 중국의 이러한 도전이 한국을 위협하는 것은 쉽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가 그랬던 것처럼 고부가가치선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LNG선 한 두 척을 건조하는데 성공했다고 해서 이에 대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노하우와 기술력을 단계적으로 쌓아가면서 점차적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데 이러한 단계를 거치는 데는 적어도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 중국의 일부 조선사들이 LNG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일본 기술자들로부터 기술지원을 받고 있으나 한국 조선업계가 ‘아직 멀었다’고 보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