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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태진 어니스트펀드 디자이너, 30대의 장인정신

  • 송고 2019.12.31 14:14 | 수정 2019.12.31 14:15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어니스트펀드 5주년 맞아 '로고 리마스터 프로젝트' 진행

"서상훈 대표와 '위플래시' 보고 합류…선택 틀리지 않아"

어니스트펀드 이태진 디자이너.ⓒ어니스트펀드

어니스트펀드 이태진 디자이너.ⓒ어니스트펀드

2019년 12월, 한 해의 마무리 시기에 방문한 어니스트펀드 사옥은 활발하면서도 분주해보였다. 마치 2020년 일감을 선정산하는 모습이다. 10월 242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마무리, 11월 22개 분야 경력·신입사원 대규모 채용에 이어 12월은 어니스트펀드 이정표에 남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기업의 얼굴인 로고를 리마스터하고, 기업의 뼈대인 매뉴얼을 정립했다.

새로운 로고는 '대출자에게 중저금리를 제공하고 투자자에게는 저위험 고수익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는 핵심 메시지는 그대로 가져가며, 이를 왜곡없이 전달하기 위한 작업을 했다. 2020년 어니스트펀드 5주년을 맞아 로고 리마스터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이태진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988년생인 이 디자이너는 2015년 어니스트펀드에 합류했다. 당시 회사의 유일한 디자이너이기도 했다.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히는 iF, 레드닷을 수상한 재능으로 어니스트펀드의 브랜드 디자인을 전담했다. 어니스트펀드하면 떠오르는 젊은 블루톤과 클래식한 보도니 서체가 조화된 로고는 그의 작품이다.

-새롭게 선보인 로고에서 어떤 점을 가장 강조하고 싶으셨나요.
대표적으로 가독성입니다. 기존의 심벌은 황금비율을 따랐다면 이번에는 지극히 시선의 흐름에 맞춰 커뮤니케이션에 오류가 없게끔 했습니다. 모바일 디바이스가 구형일 경우 워드타입인 'hf'가 잘 보이지 않고 'HonestFund'의 스펠링을 'Honost'로 혼동하시는 경우도 있었어요. 로고의 얇은 부분에 조금 더 힘을 주고 hf를 제외한 나머지 소문자의 크기를 키우며 선명성을 높였습니다. 어니스트펀드가 추구하는 기업의 가치를 심벌에 녹일 수 있도록, 장인정신이라는 의도가 잘 담겨있다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니스트펀드 로고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나요.
저의 디자인철학이라면 기업의 가치와 철학이 로고에 고스란히 담겨야한다는 것입니다. h와 f를 나란히 놨을 때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아내기에 괜찮은 그릇이라고 생각했어요. h의 위와 밑의 삐침은 고금리와 저금리 시장을 뜻합니다. 다음 획으로 넘어가는 부분은 중저금리 시장을 타깃하는 저희의 출입구입니다. 거기로 들어가서 점을 만나는데, 아랫점은 대출자, 윗점은 투자자를 상징합니다. f의 가로획은 어니스트펀드의 플랫폼을 의미합니다.

-워드타입의 보도니 서체는 여러 매체에서 사용돼 익숙한 느낌도 있습니다.
보도니 서체는 '혁신'이라는 단어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나무활자를 깎아 종이에 먹을 묻혀서 찍어내는 인쇄술로는 짧은 삐침을 표현하기 쉽지 않았어요. 금속활자라는 개념이 나오면서 얇은 간선을 표현할 수 있는 보도니 서체가 만들어지고 '인쇄계의 혁신이 일어났다'라는 품평을 받으면서 대표적인 서체 대열에 올랐습니다. 금융의 혁신을 일으키고자 하는 어니스트펀드의 기업철학을 표현할 유일무이한 폰트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꽂히는 로고라면 이미지 요소가 함께 생각나는 경우도 많은데 알파벳과 점(.)과 같이 최소한의 요소만 활용한 데에는 어떤 고려가 있었을까요.
저는 이미지 요소로 각인되기보다는 기업에 대한 가치나 철학이 잘 담겨있으면 그게 잘된 브랜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브랜드가 발표하는 세계 100대 브랜드를 보면 자사의 강점이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로고가 대부분이거든요.

-어니스트블루라는 회사색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싶어요.
'정직'이라는 키워드를 달고서는 블루 외에 다른 컬러를 상상할 수 없습니다. 기존 전통 금융사들이 묵직하고 굳건한 네이비 컬러를 쓴다면, IT는 쾌활하고 캐주얼한 새파란 느낌이죠. 저희는 그 중간의 컬러를 택했습니다. 금융과 IT를 결합한 핀테크 회사로서 양 극단에 있는 서비스를 한 점에 모아서 혁신을 일으킨다는 기본 가치를 지키고 어니스트펀드의 핵심 가치인 정직과 신뢰를 떠올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어니스트펀드에 정직이란 어떤 의미일까? 대개 많은 스타트업이 가지는 희망사항에 가까운 비전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P2P업계가 태동기를 지나 성장기로 접어들며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한 터다. 동석한 고재형 어니스트펀드 브랜드팀장이 함께 답변했다.

-정직에 대한 개념이 있지요. 금융사가 매순간 '정직'하기 어렵지 않나요.
고재형 : 정직이라는 건 고객이 동의를 해야, 고객이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어니스트펀드가 사실과 다른 얘기하면서 거짓된 정보를 알리거나 호도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것이 고객들에게 지켜야 할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직이라는 건 고금리 대부업을 대상으로 한 메시지이기도 했습니다. 구조를 효율화시키고 기술을 덧대면 금융서비스가 이토록 정직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이태진 : 손실이 0%에 가까운 완벽한 상품이 없는데, 이는 그 상품에 대한 약점이 존재한다는거죠. 약점을 쓱 가리면서 고객들에게 좋은 것들만 강요해야 하는 것일까요. 고객이 약점도 명확하게 인지해서 "이런 약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점이 있으니 투자하겠어"라는 가치를 주기 위해 A to Z를 제공하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정직의 기본가치라고 생각했습니다. 프로덕트 디자인 전반에 이러한 에센스들을 많이 녹여냈죠.

-서상훈 대표와 함께 하기로 한 결정적인 계기나 순간이 있었나요?
이태진 : 서 대표와 처음 만났을 때 입사면접이 아니라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첫날은 다섯 시간정도 얘기를 나눴고 둘째 날은 당시 종각에 있던 사무실에서 동대문 메가박스까지 한 시간 정도 걸으면서도 이야기했어요. 서 대표가 "최근에 감명깊게 본 영화가 있는데 같이 보는 게 어떠냐"고 했죠. 위플래시였어요. 영화가 끝나고 내가 앤드류에 가까운지, 플렛처 교수에 가까운 사람인지부터 굉장히 많은 얘기를 나눴죠.

헤어질 때는 저에게 애플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던 켄 시걸이 쓴 '미친듯이 심플'이라는 책을 주면서 내가 만들고싶은 브랜드와 디자인은 이것에 많이 닿아있고, 같이 일해보고 싶다고 제안했죠. 같이 일하면 뭘 배워도 배우고 뭐가 돼도 되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책을 정독한 뒤에 서 대표에게 연락했어요. 그냥 한 번 재밌게, 멋있게 열심히 같이 해보자고요. 불안감은 없었고, 만약 잘 안 됐으면 재밌는 경험이었구나 했을텐데 이렇게 성장한거 보면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2015년 이태진 디자이너를 비롯한 크루들을 하나둘 모아 사업을 출항한 어니스트펀드는 현재 100명 규모의 직원, 누적대출액 기준으로는 업계 2위의 대형선이 됐다.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온데는 '변화를 만드는 데 특화된 공동체'를 만든다는 서상훈 대표의 좌표에 흔들림 없이 함께한 직원들, 이를 지탱한 어니스트펀드만의 조직문화가 바탕이 됐다.

12월 개정된 '어니스트 매뉴얼'은 더욱 확장된 항해를 위한 지도다. '휴가를 다녀올 때 선물을 사오지 않는다'부터 '비윤리적인 행위는 모두가 용납하지 않는다', '맥락을 공유하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다양성을 사랑하고 차별을 배격한다'…12가지의 문화강령을 어니스트펀드의 언어로 정의했다. 고재형 팀장이 콘텐츠 구성과 편집을 맡았다.

고재형 : 정반합의 과정에서 제3의 무언가를 만들고자 할 때는 다양성이 제1의 덕목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기준으로 여성 직원의 비율이 25%라면 어니스트펀드는 45%에 달합니다. 이는 서상훈 대표의 의지로, 육아를 하면서 경력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하는 여성들,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다양한 분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습니다.

-고재형 팀장과 이태진 디자이너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고재형 : 비주얼커뮤니케이션 전담부서인 '크리에이티브랩'이라는 새로운 조직이 생겼고 이태진 디자이너와 제가 같이 랩장을 맡게 됐습니다. 고객 접점의 순간순간에서 디자이너 혼자, 브랜드마케터 혼자 아이디어를 내기보다 비즈니스, 브랜딩, 마케팅, CS 운영 관점까지 함께 고민하는 조직이 있어야 완벽한 브랜딩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다양한 공감각을 전달할 수 있도록 영상 부문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현재는 어니스트펀드의 브랜딩이 2.0이라면, 2020년까지 3.0 버전을 선보이는 것이 핵심 아젠다입니다.

-P2P업계에서 디자인을 잘 활용하는 최고 경쟁자로 평가하는 업체는 어디인지. 또, 핀테크는 새로운 분야인데 디자인 레퍼런스를 찾는 게 어렵지 않나요.
고재형 : 저희가 가장 열심히 하고 잘 합니다. 핀테크 업체들 중 저희와 같이 협업하고 있는 토스와 뱅크샐러드는 모든 디자인과 프로덕트에 고객 니즈를 제일 많이 반영하는 기업이거든요. 투자서비스가 서로 연결된다 하더라도 협업했을 때 크게 브랜드핏이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는 대승적인 합의가 있었어요. 예상대로 저희 프로덕트와 연결됐을 때 이질감이 없었죠. 저희를 따라하는 신생업체들이 많아요. 다른 업체를 볼 틈이 없는 고충은 있죠.

이태진 : 네, 저희가 제일 잘하고요. 저희는 단순히 P2P에 국한하지 않고 이커머스와 교육 등의 다른 산업도메인을 많이 참고해요. 금융이 오랫동안 인간이 상생하면서 사라지지 않는 서비스이듯 교육도 인간의 본능이자 성장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분야거든요. 교육 분야에서 고객 소통과 관련한 인사이트를 많이 얻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쪽에서는 사람들을 잘 매료시킬 수 있는 스킬 같은 것들을 참고하고 있고요.

-2020년은 어니스트펀드에 있어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미션은 무엇인가요.
이태진 : 많은 사람들이 어니스트펀드를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기억할 수 있는 것이 미션에 대한 본질이며 이는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고객 접점의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기틀을 마련했다면 내년은 열심히 성과를 쌓아나가는 한 해를 만들고자 합니다.

고재형 : 내년은 법제화가 예정돼 있기에 시장 선두업체로서 브랜드를 3.0으로 고도화하려고 합니다. 그동안은 성장에 굉장히 집중해왔다고 한다면 이제는 제도권 금융으로서 고민해야할 것들이 많습니다. 색약이나 색맹인 고객을 위해서도 어떤 배색을 해야할지, 고객 입장에서 브랜딩한다는 관점에서 핏업을 하는 한해가 될 거 같습니다. 질적으로 더 완벽해질 때가 됐다는 점에서 디자인뿐만 아니라 많은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고, 밤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내년 1분기 내에 완성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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