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제재…삼성 파운드리 반사이익 볼까

  • 송고 2020.06.01 06:00
  • 수정 2020.05.31 21:42
  • EBN 조재훈 기자 (cjh125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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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당국 허가 없이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할 수 없다"

TSMC, 화웨이향 주문 차질…차선책 삼성전자 7nm '유일'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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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더욱 강력한 화웨이 추가 제재안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 보안상의 이유로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활용한 반도체 제조사가 당국의 허가 없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1위 TSMC는 화웨이로부터 신규 주문을 받지 않을 방침이다. 화웨이 입장에서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 공급 관련 심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따라서 미국의 대 화웨이 제재의 가장 큰 수혜자는 삼성전자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TSMC를 제외하면 7nm 파운드리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다.


대만기업인 TSMC는 대만과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돼있다. 또한 TSCM의 제작장비를 대부분 미국회사로부터 받고 있어 미국의 제재를 따를 밖에 없는 입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상위 3개 반도체 설비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45% 이상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선두업체인 네덜란드의 ASML 역시 미국 시장 상장사로 미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규제는 TSMC뿐만 아니라 기타 파운드리 업체, 전자설계자동화(EDA)업체와 팹리스(반도체설계전문) 등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업체들에게도 영향이 예상된다. 전자설계자동화(EDA)시장의 상위 3개 업체도 미국 기업이다.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은 새로운 칩 설계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화웨이는 현재 스마트폰 용 고성능 AP 기린 980(7nm)·990(7nm)·1020(5nm), 5G 기지국용 칩(티엔강, Tiangang 북두성 7nm),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컴퓨터용 칩(쿤펑 Kunpeng 7nm), 어센드(Ascend 310 12nm), 어센드 910 7nm를 TSMC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번 제재 관련 120일 간의 유예기간이 있어 TSMC에 즉각적인 영향은 크지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 TSMC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0~15% 수준으로 향후 샤오미, 오포, 비보와 같은 업체들이 화웨이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장기적 측면에서는 이번 제재가 TSMC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 브래디 왕 연구원은 "TSMC가 핵심 고객인 화웨이를 잃게 되면서 TSMC는 향후 3nm, 2nm 등 신규 프로세스를 개발하는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TSMC는 화웨이와 협력해 신규 프로세스 개발을 지속해왔는데 화웨이는 TSMC의 16nm을 주문한 첫 고객이었으며, 7nm, 5nm의 핵심 고객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도 "이번 미국의 제제로 화웨이의 주요 사업군인 스마트폰, 5G기지국, 클라우드 사업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주요 반도체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TSMC의 대체로 중국 최대 파운드리 회사인 SMIC를 활용하는 방안이 진행되고 있으나 TSMC와의 기술적 차이로 인해 단 기간 내 7nm 제품이 SMIC를 통해 조달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번 화웨이 제재로 인한 가장 큰 수혜자는 단기적으로 삼성이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TSMC를 제외하고는 7nm를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라면서 "다만 장기적으로는 삼성 역시 미국과 중국의 압박을 양쪽에서 지속 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수혜를 확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미국의 규제는 5G 인프라 칩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5G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지난해 초 5G 기지국에 특화된 핵심 칩인 화웨이 티엔강(Tiangang, 북두성)을 전세계 최초로 론칭했고 최신 5G 기지국 입찰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했기 때문에 화웨이를 다른 업체로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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