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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조 ESS 시장 잡아라"…화학계열 둔 대기업 '올인'

  • 입력 2020.06.01 14:17 | 수정 2020.06.01 14:40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LG화학, 3중 안전장치 구축…삼성SDI, 특수 소화시스템 마련

SK이노, ESS 사업부 별도 신설…소프트웨어 결합 등 차별화

OCI·한화큐셀, 현대차와 폐배터리 재활용 ESS 연구개발 착수

신재생에너지로의 산업 재편을 놓고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핵심장치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근 폴리실리콘 사업을 정리한 OCI와 한화솔루션도 ESS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의 성과는 괄목할만하다. 하반기는 화재로 주춤했던 국내 시장 부활이 점쳐진다. 화학사들은 해외 시장을 주력으로 하되, 국내 시장 또한 점진적으로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다.


ESS는 발전소 등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 뒀다 전력이 부족할 때 송전하는 저장장치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보관하는 저장고이자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방안 중 하나로 각광받는다. 전기차용 배터리, 태양광 확대에 따라 ESS 시장은 2025년까지 고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경북 경산변전소 주파수 조정용 ESS 설비ⓒ경북 경산변전소 주파수 조정용 ESS 설비

국내 ESS 재정비부터…"산업부 의지에 따라 이르면 하반기 개선"


일찌감치 해외 ESS 시장에 진출한 LG화학과 삼성SDI는 지난해 부진했던 국내 시장 재정비에 나선다. 국내 ESS 시장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28건의 화재가 발생하면서 일제히 멈춰섰다.


앞서 삼성SDI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ESS 안전성 강화조치를 70% 가량 완료했고, 상반기 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며 "하반기에 역량을 집중해 ESS 국내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ESS 화재 원인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 배터리 셀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 신뢰 회복 차원에서 종합 안전대책을 마련해 국내 ESS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양사는 그간 ESS 화재 원인이 배터리에 있지 않다면서도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차원에서 ESS 안전장치 강화 방안에 고심해왔다.


LG화학은 지난 2월 고강도 종합 안전대책을 마련했다. 중국 남경공장에서 생산하는 ESS용 배터리 전량을 교체하고,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특수 소화시스템 적용 등 구체적인 안을 내놨다.


이밖에도 ESS 배터리 초기 설계 단계부터 전기충력 발생시 배터리를 보호하는 모듈퓨즈, 랙퓨즈, 서지 프로텍터 등 '3중 안전장치'를 반영한다. LG화학은 이번 안전대책에 3000억원의 비용을 들인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ESS 배터리 안정성을 99.999%에서 100%로 끌어올리는 안전성 대책을 마련했다. 셀 사이 장착되는 열 확산 차단재와 모듈 뚜껑에 덧대는 첨단 소화 약품 등 2차 안전조치 특수 소화시스템이 대표적이다.


ESS 화재 시 발화 셀 주변 온도는 최대 500℃까지 상승하지만 삼성SDI의 특수 소화 시스템이 적용되면 발화된 셀 온도만 올라갈 뿐, 주변 온도는 5~10℃ 증가에 그친다.


양사가 안전장치에 힘주는 이유는 ESS 산업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다. 연이은 화재로 지난해 4분기 국내 ESS 수주는 0에 가까웠다. 정부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정책 탄력을 위해서라도 국내 ESS 설치 회복은 필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올해 18조원에서 2025년 약 35조원으로, 5년 만에 2배 규모의 성장이 점쳐진다. 시장에서는 국내 설치율에 따라 ESS 시장 규모는 더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ESS 시장 부활은 시장점유율 확대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ESS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2018년 70%를 넘어섰다가 지난해 60% 초반대로 급하강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수주가 많이 발생하지만 그렇다고 국내 시장을 놓을 순 없다"며 "산업부가 국내 ESS 시장을 재부활시키려는 의지 정도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국내 시장도 다시 ESS 설치율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2월 ESS 사업부를 별도 신설, ESS 사업에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와 솔루션으로 차별점을 구축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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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착안…OCI·한화, 현대차와 ESS 연구개발 총력


태양광업계는 현대차그룹과 폐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태양광 연계 ESS 개발에 나섰다.


먼저 움직인 건 OCI다. OCI와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한 ESS 사업 모델 발굴하고 국내 및 북미지역 발전시장 개발에 힘주겠다고 뜻을 모았다.


한화큐셀도 최근 현대차그룹과 태양광 연계 ESS 공동개발 및 글로벌 사업 전개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약속,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으로 시스템 구축 비용을 대폭 낮추는 데 주안점을 두고 ESS 판로 확대에 나선다고 밝혔다.


완성차-태양광업체의 협력은 이례적이지만 의의는 크다. 전기차에서 사용한 배터리는 ESS로 장기간 활용이 가능해 향후 쏟아져 나올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ESS가 결합된 태양광 시스템 비중은 2025년경 30%를 넘어선다.


태양광업계는 태양광 발전 설비부터 가격 경쟁력 있는 ESS 패키지 상품 공급으로 재생에너지 산업 전반을 총 망라해 기초체력이 무너진 국내 태양광 산업을 다시 살릴 수 있다. 국내 태양광산업은 폴리실리콘, 잉곳·웨이퍼 사업 철수로 몰락 위기에 처해있다.


다만, 단기 성과는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폐배터리를 해체하고 들여다보는 기술은 배터리사나 배터리 소재사가 전문이어서 완성차와 태양광업계가 성과를 낼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폐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고민은 완성차도 함께 하는 게 맞아 태양광업계와의 협력이 선순환 측면에서 진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대차가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겠지만 못해도 연구개발 성과를 내기까지 5년~10년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OCI 관계자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ESS 개발은 사업성이 있는지 테스트하는 실증"이라며 "실증 결과가 유의미하다면 그때 상업생산을 검토해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고, 한화큐셀도 "전기차 재사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가정용·전력용 ESS 제품 공동 개발과 한화큐셀 독일 연구소 내 태양광 발전소를 활용한 실증 전개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2017년 ESS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OCI는 주파수 조정용 ESS, 전력수요 관리 ESS 등 태양광발전소와 연계한 ESS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2018년 태양광 모듈과 인버터, ESS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올인원 솔루션 'Q.HOME+ESS-G1'을, 연이어 'Q.HOME+ESS HYB-G2'를 출시하고 독일,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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