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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도, DLF도…헛심만 쓴 금융감독

  • 입력 2020.07.01 00:43 | 수정 2020.07.01 16:05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함영주 부회장, 집행정지 신청 받아들여지며 금융회사 임원길 열려

키코 조정안, 우리은행만 수용…소비자보호 강조한 금감원 '무색'

ⓒEBNⓒEBN

소비자보호를 강조해온 금융당국의 키코 배상 권고와 DLF 손실 관련 제재가 배상 거부 및 집행정지 판결로 머쓱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9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금융감독원 제재 관련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키로 했다.


법원은 6개월 업무 일부정지 및 과태료 167억8000만원에 대한 하나은행의 집행정지 신청도 받아들였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 부회장은 지난 3월 4일 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3년간 금융업계 재취업이 제한되는 문책경고를 받았다. 함 부회장과 함께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바로 집행정지를 신청해 같은달 20일 인용됐다.


손 회장의 경우 3월 25일 열린 우리금융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 안건이 통과돼야 하기 때문에 집행정지 신청을 서둘렀으나 잔여임기가 남은 함 부회장은 6월 1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금융당국이 함 부회장과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한 것은 하나은행장과 우리은행장을 역임한 시기에 판매한 DLF 상품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으며 불완전판매 정황이 다수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 회장에 이어 함 부회장까지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금융회사 임원으로 다시 선임될 길이 열렸다.


금감원으로서는 키코사태 배상에 이어 DLF사태 징계까지 은행권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권위와 정당성에 적잖은 상처를 입게 됐다.


지난 5일 신한은행, 하나은행, 대구은행은 일성하이스코 등 4개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금감원의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금감원은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4개 기업이 신청한 1490억원 규모의 키코 피해에 대해 256억원의 배상을 권고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15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우리은행(42억원), 산업은행(28억원), 하나은행(18억원), 대구은행(11억원), 씨티은행(6억원) 순이다.


2013년 대법원에서 금융사기가 아니라는 판결이 이뤄졌고 공소시효도 지났으나 윤석헌 금감원장은 법원에서도 불완전판매 부분에 대해 인정한 만큼 일부라도 피해기업에 대해 배상하고 소비자보호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올해 2월 우리은행이 일성하이스코·재영솔루텍에 42억원의 배상을 결정하며 소비자보호를 강조하는 금감원의 의지는 관철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3월 산업은행과 씨티은행이 금감원 조정안을 거부한데 이어 신한은행을 비롯한 나머지 은행들은 이사회 구성원 변화와 코로나 금융지원 등을 이유로 조정안 수용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뤘다.


다섯 차례나 결정을 연기한 끝에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키코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금감원의 분쟁조정절차는 마무리됐다.


은행권은 자율협의체를 구성해 145개 기업에 대한 자체적인 키코 배상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나 금감원의 조정안과 달리 배상비율을 비롯한 가이드라인이 정해지지 않은데다 논의 결과를 공개할 의무도 없는 만큼 실질적으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석헌 금감원장 취임 이후 주목을 받았던 키코사태와 DLF사태에 대한 금감원의 결정이 나란히 은행권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향후 금감원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감원은 7월 1일 공식 브리핑을 열고 라임 무역금융펀드 관련 분조위 논의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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