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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기금 업종 포함됐지만…올해 선박수주 사실상 포기

  • 입력 2020.07.13 14:36 | 수정 2020.07.13 14:37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코로나 여파로 수주영업 중단되며 2016년 '수주절벽' 당시보다 실적 줄어

외국인 근로자 이탈로 인도지연 발생…채권단 반대로 지연비용 협상 난항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들.ⓒ각사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들.ⓒ각사

기안기금 지원대상에 자동차, 기계, 철강 등과 함께 조선업종도 포함되면서 향후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올해 들어 선박 수주가 더 줄어든 조선업은 당장 수주영업에 나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코로나 여파로 인한 추가적인 비용부담을 두고 채권단인 국책은행과 마찰을 빚는 등 '수주절벽'으로 불린 4년전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10일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대상에 자동차, 조선, 기계, 철강, 정유, 항공제조, 석유화학 업종을 추가한다고 공고했다.


기안기금 설치를 위한 한국산업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항공, 해운을 비롯해 기계, 자동차, 조선, 전력, 통신 등 7개 업종이 지정됐으나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항공·해운업종만 열거하고 다른 업종은 금융위원회가 소관부처 의견을 듣고 기재부와 협의하도록 조정되면서 타업종 관계자들은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개정안에서는 2019년 연말 기준 감사보고서 상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이며 올해 5월 1일 기준 근로자수 300인 이상인 기업을 기안기금 지원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등 글로벌 조선빅3 뿐 아니라 한진중공업, STX조선, 대선조선, 대한조선 등 중견조선사들도 운영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조선업도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커지는 만큼 기안기금 지원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정부는 코로나 이전부터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은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항공업과 함께 지정된 해운업 역시 코로나 이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HMM도 국내 중견조선사들과 마찬가지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주채권단으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기안기금 지원대상에 포함된 만큼 조선업계는 향후 산업은행법에서 명시한 지원기준에 따라 운영자금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산업은행법에서는 코로나 영향으로 매출감소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기금의 자금지원으로 일시적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한해 기안기금을 지원하도록 명시했다.


항공업의 경우 코로나로 인한 매출감소 정황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나 특성상 주문제작으로 계약과 선박건조가 이뤄지는 조선업은 이와 같은 매출감소를 명확히 입증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척당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2000억원에 달하는 선박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협의를 마친 후 이를 토대로 가격협상을 진행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선사들이 위치한 유럽 지역을 방문하거나 반대로 선사 관계자가 한국을 찾아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유럽행 비행기를 구하기가 힘들고 일부 국가는 아직까지 입국 자체가 막혀있다"며 "유럽에서 선사 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하더라도 2주간의 자가격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서로 만나서 협의해야 하는 기술미팅은 아예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코로나 사태가 안정화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보니 지난해 LOI를 체결한 수주건에 대해서도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 "연말에라도 수주영업이 재개될 수 있길 바라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수주 뿐 아니라 조선소에서 진행되는 선박 건조작업도 코로나로 인해 유·무형의 손실이 지속돼왔는데 이에 대한 비용문제를 두고 채권단인 국책은행과의 마찰도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국내에서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되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거 출국하는 사례가 빈번했는데 이는 선박건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조선소에 상주하고 있는 선주감독관들이 코로나를 이유로 귀국하면서 공정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을 뿐 아니라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조선소는 선사와 계약한 일정에 맞춰 선박을 인도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선박을 계약한 날짜에 인도하지 못할 경우 조선소는 지연되는 기간만큼 일별로 계산해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선사와의 합의에 따라 조정되는 경우도 있으나 계약을 체결한 이상 이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조선소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선사가 완강한 태도를 보일 경우 조선소는 이에 따를 수밖에 없다.


최근 한 조선소는 인도지연이 발생해 선사와 추가비용 부담을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부담해야 하는 비용의 규모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조선소 역시 다른 조선소와 마찬가지로 국책은행을 주채권단으로 두고 있는데 국책은행에서 인도지연 비용을 줄이라고 요구함에 따라 선사와 추가적인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탈했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부분 복귀해 현재는 조업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지 않다"며 "선사도 이런 부분을 감안해 수주계약 당시 작성됐던 내용보다 LD(Late Delivery)에 따른 패널티를 감경해주는 것에 합의했다"며 "하지만 채권단에서 이마저도 더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어 선사 측에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 조선업계는 30억달러 규모의 선박 37척을 수주하며 69억달러(145척)을 기록한 중국에 크게 밀린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발주량은 575만CGT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42% 급감했을 뿐 아니라 '수주절벽'이라고 불렸던 2016년 상반기에 비해서도 25% 적은 수준이다.


카타르발 LNG선 발주 소식이 긍정적이긴 하나 아직 실제 수주계약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데다 한국 조선업계 규모로 볼 때 실제로 2022년부터 5년간 100척이 발주된다 하더라도 일감을 채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5년간 100척이면 조선빅3에 공평하게 배분한다고 할 경우 조선소당 연간 10척도 안되기 때문에 일감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른 수준"이라며 "하반기에도 수주영업에 나서지 못할 경우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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