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편의점 도시락' 인기 몰이

송고 2020.09.08 12:00 | 수정 2020.09.08 12:04
EBN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거리두기 2.5 시행 후 도시락 매출 최대 24%↑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비대면 트렌드 편승

ⓒ세븐일레븐

#서울 중구 쌍림동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 모(37·여)씨. 그는 최근 회사로 출근하는 날이 많지 않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보통 점심은 동료들과 회사 지하 1층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곤 했지만, 이제는 우르르 몰려가 단체로 식사를 하는 일이 조심스러워졌다. 그는 "코로나19가 다시 심해지면서 동료들과 밥먹으러 가는 것도 꺼려진다"며 "요즘은 혼자 편의점 도시락을 사와 자리에서 먹곤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직장인들의 점심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2주차로 접어든 가운데 편의점 도시락이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언택트(비대면)가 일상이 되면서 혼자 점심을 해결하려는 '혼밥족'들이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8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주요 편의점이 거리두기 2.5단계가 처음 시행됐던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도시락 관련 매출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본 결과 대부분 두자릿수 성장을 보였다.

세븐일레븐의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도시락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3.7% 신장했다. 이마트24와 CU에서도 도시락 매출은 각각 18.6%, 10% 늘어났다.

같은 기간 GS25는 도시락 관련 매출이 6.7% 올랐다. 특히 GS25는 오피스 상권에 위치한 점포의 도시락 매출이 전체 도시락 신장률보다 약 2.5%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직장인들 사이에서 편의점 도시락 인기를 방증했다.

GS25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피스 입지를 중심으로 도시락 소비가 늘면서 해당 상권에서 GS25 점포들이 도시락 발주량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편의점 도시락 매출은 더 피크를 찍었다. 점심시간이 걸쳐있는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2시간 동안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9.9%,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매출은 1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24에서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도시락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2% 늘었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매출도 21.4% 신장했다.

인기가 높았던 상품으로는 고기를 반찬으로 구성한 도시락이 잘 팔렸다. GS25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고진많 도시락(고기 많은 도시락)', '엄마의 6찬 도시락', '경양식세트 도시락' 등이 차례로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마트24에서도 '반반고기정찬', '소불고기정찬', '정성가득제육정찬' 등이 1~3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인기에 편의점 업계는 도시락 상품 구색을 확대하고 소비자에게 대대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판매 강화에 나섰다.

GS25는 일주일 기준 평균 1~2종 선보이던 도시락 신상품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문어밥도시락, 가마솥쌀눈밥 등 프리미엄 밥 콘셉트의 도시락 상품을 선보여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CU는 음료, 국 등 도시락 연관 상품의 진열을 강화하는 한편 간편식품 카테고리 일부 인기 상품을 플러스티머니로 결제할 경우 30% 할인해 준다. 세븐일레븐도 9월 한 달간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우리카드 결제 시 편의점 도시락 전종을 대상으로 30%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근거리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가까운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차별화 상품과 다양한 행사를 지속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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