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에도 오르는 집값…뒤틀린 부동산시장

매매거래 건수 줄지만 서울 곳곳 신고가 경신

공급부족에 규제로 수요·공급법칙 이상기류

서울 아파트촌 전경, 본문과 무관함.ⓒ데일리안DB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곳곳에서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나오는 등 부동산 시장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줄다리기가 본격화 되는 데다 공급부족 상태에서 규제가 가해지면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어긋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정부 규제로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실제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의 거래정보를 보면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419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6606건) 36.57% 감소했다. 7월인 1만651건과 비교하면 60.66% 줄었다.

신고기한이 계약일로부터 30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거래는 늘어날 수 있겠지만 거래량은 크게 줄었단 분석이다. 9월은 지난 14일 기준 거래건수가 319건으로 전월보다 30~40%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거래량은 줄었는데도 집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를 보면 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1% 올라 전주(0.01%)와 같은 상승폭을 보였다. 매수세는 감소하고 있지만 중저가 단지와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

일부 단지들이 역대 최고가격에 거래되는 등 신고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노원구 상계주공 1단지 41㎡는 4억5000만원에, 상계주공 14단지 49㎡는 5억4500만원에 실거래됐다. 3개월 전만 해도 평균 3억 후반~4억 초반에 거래됐던 단지들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고가 아파트는 가격이 주춤하고 있는데 강서구와 노원구 등 중저가 아파트는 최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도 나오고 있다"며 "세금부담과 코로나19로 거래량은 떨어지겠지만 집값은 강보합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줄다리기가 본격화하며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집주인들은 매매가격을 낮추려 하지 않고 매수인은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면서 양측의 간극이 크다는 것이다.

또 공급부족에 심한 상황에서 정부의 각종 규제가 발표되면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작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실제 공급을 늘리기 전까지는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가격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하지만 거래는 감소했는데 집값은 강보합으로 간다는 것은 시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