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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변해야 경제가 산다" 노사협력 강조한 이동걸

  • 입력 2020.09.29 00:01 | 수정 2020.09.29 08:15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노사합의 파기로 신뢰 잃으면 경영정상화도 불가능 "매년 임단협 논의도 문제"

위기 기업 지원정책도 한계 있어…실직자 재기 위한 사회적 인프라 구축도 숙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산업은행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산업은행

"연공서열 따라 거액 연봉 받는 사람들이 기업 구조조정에 가장 심각하게 반대하고 극한투쟁을 이끌고 있어 경영정상화가 늦어지고 오히려 정년퇴직까지 수십년 남은 젊은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양보하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기업마다 있는 호봉제를 재검토해서 이런 폐단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난 28일 연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 나선 이동걸 회장은 구조조정의 가장 큰 난관으로 불필요한 노사갈등을 꼽았다.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과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정상화방안 등 구조조정 3대 원칙을 갖고 지난 3년간 출자사 구조조정을 추진했던 이 회장은 일부 출자사 노조가 자구계획안 마련에 합의를 하고도 기업의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서면서 신뢰관계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노사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로 이 회장은 매년 체결하는 임단협을 들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임단협은 3~5년 주기로 체결하는데 국내 기업 노사는 매년 임단협에 나서기 때문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생산차질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 회장은 "채권단 입장에서는 노사합의로 정한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 신뢰가 훼손되고 구조조정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며 "상당기간 안정적으로 운영키로 합의했으면 일심동체로 노력해야 하는데 관행상 그렇게 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기업의 노조가 임금 감소나 실직 등에 대한 우려로 강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 회장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제조업에서 평생을 근무한 직원들이 막상 직장을 떠나면 당장 생활이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는 만큼 해당 기업 노조는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 회장은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책임을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된 희생을 개인에게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사회안전망을 갖추고 사회 전체가 고통을 분담할 수 있어야 부실화된 기업의 직원들도 어려움을 좀 더 쉽게 넘어갈 수 있고 경제활력도 되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올해 들어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많은 중소·중견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면서 정부는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극복을 위한 지원정책들은 한시적인데다 코로나 이전부터 경영위기에 처한 기업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어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이다.


LCC업계에 대해서도 이 회장은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요건을 충족한 기업은 에어부산, 제주항공 등 2개사에 불과하고 코로나 이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이스타항공에 대한 직접지원은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코로나 사태가 실물경제 뿐 아니라 금융리스크에도 부담으로 작용함에 따라 다양한 금융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제조업 현장에서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에 대해 정부에서 내세울 수 있는 방안은 건설현장 알선이나 귀농을 권하는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사회적 안전장치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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