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부진 현대重, 비조선으로 돌파구 찾나

  • 송고 2020.09.29 10:02
  • 수정 2020.09.29 10:07
  • EBN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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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발주 부진에 수주 목표 달성률 20%대 주춤

두산인프라 인수 참여, 로봇사업도 꾸준히 성장중

현대건설기계가 지난해 4월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무인지게차.ⓒ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가 지난해 4월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무인지게차.ⓒ현대중공업

본업인 조선업 부진으로 휘청이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비조선부문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나섰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적극 추진하던 로봇사업에 더해 최근 건설기계사인 두산인프라코어 입찰경쟁까지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아직 입찰 초기지만 현대건설기계의 규모 및 향후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인수의 가장 적합한 후보자로 평가된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건설기계 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의 성장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로봇사업은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국내 시장 1위라는 위상과 달리 아직 글로벌 시장에선 입지가 미약하나 생산성 확대 등을 통해 격차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재무적 투자자인 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와 컨소시엄을 이뤄 두산인프라 매각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 지분 36.07%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매각가는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인수전 참여를 부인해왔던 현대중공업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의 재무적 리스크가 대폭 해소됐기 때문이다. 재무적 투자자의 공동인수 제안으로 단독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도 덜었다.


현대중공업의 결정 뒤에는 주력 사업인 조선업 부진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8월말까지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388척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전체 발주량인 1172척 대비 4분의 1수준이다.


그 결과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은 현재까지 수주목표 157억달러 중 40억달러를 수주했다. 수주달성률은 25%에 불과하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발주가 계획된 프로젝트들 또한 별다른 언질이 없어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제조 공정에 투입되는 현대로보틱스의 로봇 시스템이 자동차 제조 공정에 투입되고 있다.ⓒ현대중공업

자동차 제조 공정에 투입되는 현대로보틱스의 로봇 시스템이 자동차 제조 공정에 투입되고 있다.ⓒ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건설기계는 국내 건설기계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에 이어 두 번째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양사가 합칠 경우 시장점유율은 4.5%로 늘어나 세계 5위권 수준의 건설기계 업체로 발돋움하게 된다. 두산인프라가 코로나 악재 속에서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정 부사장이 심혈을 기울여 진행 중인 로봇사업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92억달러 수준으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이에 맞춰 지난 5월 현대중공업지주에 속해있던 로봇사업부분을 따로 떼어내 현대로보틱스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후 KT로부터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실적을 올렸다.


최근에는 올해 초 국내기업들과 협심해 출범한 인공지능(AI) 원팀 성과 및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지능형 서비스 로봇 고도화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점유율 확보의 가장 기본인 생산량 증대도 한창이다. 중국 로봇업체 하궁즈넝과 함께 설립한 하이닝하궁현대 임시공장은 작년부터 생산 및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 완공이 예정됐던 본공장이 코로나 사태로 미뤄지긴 했지만 설립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움직임은 다양한 방면에서 새로운 수익성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라며 "이제 막 예비입찰 단계인 만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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