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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아쉬운 자동차산업 통계

  • 송고 2022.12.29 15:15 | 수정 2022.12.29 15:15
  • EBN 관리자 (gddjrh2@naver.com)

호서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조교수 이항구



호서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조교수 이항구ⓒEBN

호서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조교수 이항구ⓒEBN


자동차 수요는 경기에 민감하게 작용해 작금과 같이 불황이 우려되면 자동차 신규 수요가 부진한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최근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완성차와 부품의 수출과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 차질로 밀려있던 선주문 물량이 뒷받침하고, 가격이 비싼 고급차와 전기동력차 수출이 증가하는 한편 부품 수출의 견인차인 국내 자동차 업계의 해외 생산물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산업 통계는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미비하다. 우선 통계 기준이 내연기관차에 국한해 있어서 미래차 동향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이 설문 조사에 의존하게 되는데 설문 조사 결과 역시 부정확하다. 자동차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다 보니 너무 많은 설문 조사가 이루어져 응답자들이 피로에 빠져 있기도 하지만 미래차 관련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연구자들이 자신이 알고싶은 내용이 너무 많다 보니 질문이 너무 많고 복잡해 설문지가 아닌 설문집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응답자들이 곤란을 겪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국내 자동차업계의 현실을 도외시한 채 설문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더 큰 문제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미래차 관련 정보다. 국내외 다양한 기관이 미래차 정보를 양산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국내외 언론보도를 짜깁기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보는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제공해야 하고, 암묵지는 형식지로 표출해야 한다. 그런데 국내 자동차 관련 정보는 제공 기관에 따라 상이하다. 데이터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대학교의 연구자들은 데이터와 관련해 VUCA(Volume, Usage, Complexity, Accessibility)를 강조하고 있다. 데이터의 양도 중요하지만, 활용성도 중요하며, 복잡성을 낮추면서 가능한 한 누구라도 접근이 용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완성차업체 관련 통계는 업체 수가 적어 수집이 용이하다. 그러나 연관산업 통계는 혼란스럽다. 부품산업 매출 통계는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통계청과 한국은행간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러다 보니 자동차산업 이해관계자들의 해석도 다르다. 정부를 빼놓고 대부분의 자동차산업 이해관계자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산업전환에 의심을 품었다. 왜곡된 데이터와 정보 및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내연기관차가 세계 자동차 수요를 계속해서 주도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그 결과 국내 공급업체들의 미래차 전환 준비도는 매우 낮다.


설문 조사나 전문가그룹인터뷰(FGI) 대상 선정도 신중해야 한다. 자동차기업에게 중차대한 미래차 사업 전환 관련 조사는 최고경영자(CEO)나 최소한 사업 부문 책임자인 소위 C-레벨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설문 조사가 쏟아지다 보니 대부분 책임급 미만의 실무인력이 응답하고 있다. 설문 내용도 복잡하고 알 수 없는데다가 기업의 기밀 사안에 관한 질문도 있다 보니 대충대충 응답할 수밖에 없다. 설문 조사 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에는 아예 응답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업무에 바쁘기도 하지만 열심히 설문에 응답했는데도 별로 도움이 없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응답 내용을 받아 분석했는데 설문자의 생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조사 대상을 잘못 선택했거나, 조사자의 사전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분석내용이 수미일관하지 못한 예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설문 대상이다. 정부도 미래차 주력 부품인 전장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이 전체 기업의 5%~6%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10인 이상 부품업체 기준으로는 250여 개 사 내외, 1인 이상 기업 기준으로도 600여 개 사에 불과하다. 필자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들 기업 중 연구개발 투자를 10년 이상 지속해서 실시해 온 기업은 280여 개 사에 불과하다. 미래차 부품을 개발하거나 생산하려면 연구개발 투자와 전문인력의 뒷받침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연 100억 원 이상 연구개발 투자를 실시하고 있는 국내 부품업체는 50여 개 사 정도다. 그런데 설문 조사 기관들은 조사 대상 업체 수를 자꾸 늘린다. 조사 대상 기업 수나 인터뷰 대상 전문가 수가 적으면 낮은 비용으로 조사분석을 추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고려할 때 조사 대상 기업 수를 늘릴수록 신뢰성은 떨어진다.


한편, 전술한 바와 같이 기존 통계 기준이나 데이터만으로는 자동차산업 현황을 분석하기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미국 등 선진국의 통계 기준을 활용해 우리 통계 와 연계한 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일 예로 자동차 전장부품 교역 통계를 들 수 있다. 국내 통계는 내연기관 부품에 한정되어 있어서 미래차 부품 현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장부품 분류기준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통계와 국내 통계를 연계해 분석해 보면 자동차 부품 수입이 기존 금액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특히 전장부품 수입은 국내 완성차업체가 전기동력 커넥티드 카 생산을 본격화한 2021년부터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전장부품 수입의 65%가 중국으로부터 들어오고 있는 점이다. 미․중 마찰 속에 자칫 중국으로부터의 공급이 중단되면 2021년 초에 발생한 와이어하네스 공급 차질 이상의 커다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 소위 모빌리티산업은 연관산업 범위를 넓혀가며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시각각 새로운 사안에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산업과 거래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설문과 기존 통계에만 의존하면 예기치 못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필자는 자동차 통계를 통합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포털시스템의 필요성을 주야장천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 구축에는 많은 인력과 자금이 소요되고 정보의 집중은 또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산업이 GM의 파산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도 전기동력 자율주행의 세계 미래차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배경에는 정확한 데이터와 정보 및 지식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빅 데이터의 중요성이 부상하자 다양한 기관들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국가 공인통계로 지정받으려 노력하고 있다. 지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통계의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자동차산업이 미래차산업으로 순조롭게 전환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통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공인 기관 간 상이한 통계 기준의 통일도 중요하지만, 근거 없이 갑작스럽게 통계를 수정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이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설문 조사도 필요하다. 그러나 연구의 편의를 위한 설문 조사는 지양해야 한다. 이와 함께 중소 부품업체들이 세계 기술, 기업, 시장, 산업 등의 정보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종합정보 지원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미․중 패권 경쟁을 바라보는 시각도 중요하지만, 미국과 중국 정부가 자동차 관련 통계와 정보제공 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통계가 바로 서야 신산업 육성과 기존산업의 지속 가능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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