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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급한 불 껐지만…워크아웃 졸업 ‘가시밭길’

  • 송고 2024.01.12 13:12 | 수정 2024.01.12 13:12
  • EBN 김창권 기자 (kimck2611@ebn.co.kr)

태영건설 채권단 96.1% 동의로 워크아웃 개시

과거 워크아웃 신청한 건설사들 평균 5~10년 걸려 졸업

미착공 PF 사업장에서 추가 우발채무 나올지가 관건

부동산 PF에 따른 유동성 위기 속에서 태영건설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이 개시됐다. [제공=연합]

부동산 PF에 따른 유동성 위기 속에서 태영건설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이 개시됐다. [제공=연합]

태영건설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이 개시됨에 따라 당장의 급한불은 끄게 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실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 발생 여부와 사업장 정리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게 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를 포함한 모든 안건에 대해 96.1%가 동의했다. 이에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오는 4월 11일까지 모든 금융채권에 대한 상환이 유예돼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워크아웃에 따라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외부전문기관을 선정해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실사 및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을 평가할 예정이다. 채권은행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해 협의회에 부의하고 의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태영건설은 이 기간에 조직 정비와 구조조정, 재무구조 개선, 비용절감 방안 등을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제출해야 한다. 산은은 이를 토대로 자산 부채 실사 작업을 통해 기업개선 계획을 작성하고 2차 금융채권단협의회에서 동의를 얻어야 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워크아웃을 겪은 건설업체들은 대개 5~10년가량 구조조정 기간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001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현대건설도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37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고, 구조조정, 해외수주 확대 노력 등을 통해 5년만인 2006년 5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그 외에 기업들은 더 오랜 기간이 소요됐는데, 2009년 금융위기에 당시 동문건설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가 10년 만인 2019년에 워크아웃을 졸업했고, 신동아건설도 지난 2010년부터 9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한 바 있다.


다만 워크아웃에 들어갔다고 해도 다 졸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2013년 당시 워크아웃에 들어간 쌍용건설은 채권단의 실사 과정에서 1100억원 가량의 추가적인 PF 관련 우발채무가 발견되면서 쌍용건설의 경영정상화 지원금액이 더 늘어나자 결국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넘겨졌다. 이외에도 벽산건설, 우림건설 등도 워크아웃에 실패해 법정관리로 넘어갔다.


마찬가지로 태영건설 역시 오는 4월까지 기업 자산부채 실사에서 대규모 부채가 발견되면 워크아웃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티와이(TY)홀딩스에 따르면 현재 태영건설은 9조5044억원의 보증채무를 안고 있다. 이 가운데 우발채무(유위험보증)는 2조5259억원으로, 브릿지론 보증이 1조2193억원,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분양률 75% 미만 보증이 1조3066억원 규모다.


특히 태영건설에 대한 티와이홀딩스의 보증채무 400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2700억원을 차지하는 경남 김해 소재의 부동산PF 사업장의 정상화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이 PF대출 보증을 선 사업장은 전국 120여곳에 달하는데, 금융권에서는 태영건설의 미착공 PF 사업장에서 추가 우발채무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태영그룹이 밝힌 태영건설 부족자금은 약 1조3000억원 규모로, 기존 자구안을 통해 이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태영건설은 부채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개선과 인력구조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며, 사업장별로 사업성과 사업 진행 단계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매각이나 시공사 교체, 완전 철수 할지 등의 의사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인력감축을 통한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인력구조개선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해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조기에 마무리함으로써, 채권단은 물론, 협력업체와 수분양자 등 관련된 모든 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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