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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튜버로 변신한 전직 증권맨…"투자는 놀이처럼"

  • 입력 2020.06.20 07:39 | 수정 2020.06.22 07:47
  • EBN 이남석 기자 (leens0319@ebn.co.kr)

'내 돈은 내 손으로' 슬로건 지향… "보기를 제시하는 채널 되고파"

"대중에게 금융 교육을 지원하는 금융사를 만드는게 간절한 꿈"

박동호(박곰희TV) 유튜브 크리에이터ⓒEBN박동호(박곰희TV) 유튜브 크리에이터ⓒEBN

2013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에 입사해 프라이빗 뱅커(PB)로 활약하면서 꽤 높은 연봉을 수령했다. PB시절 사내 수상경력이 세 차례나 될 정도로 평판도 썩 괜찮았다. 시계추 같은 일상만 버텨낸다면 그럭저럭 괜찮은 삶이 되리란 걸 스스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마음 한 켠에서 자라난 허전함을 떨쳐낼기란 쉽지 않았다. 고액 자산가들의 돈을 굴리며 그들의 자산을 불릴 때마다 거센 답답함이 밀려왔다. 그때였을까. 서민들을 위한 금융 교육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을 만들고 싶단 열망이 불꽃처럼 싹트기 시작했다.


"왜 항상 자산가들만 큰돈을 벌어야 하는 걸까. 내가 가진 이 귀한 금융 지식을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나누어 줄 방법은 없을까."


이후 폭 넓은 경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로 이직해 디지털 마케팅과 세일즈 총괄 업무를 채득 했다. 내적 갈등이 극에 달할 무렵 주변에서 금융사기를 당했다거나 투자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퇴사 직후 몇 명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한 유튜브였다. 처음 자막도 기교도 없었지만 채널 구독자 수는 넷소문을 타고 일년 새 20만명을 넘어섰다.


전직 증권맨에서 금융 유튜버 크리에이터로 변신한 '투자 전도사'. 박곰희TV(본명 박동호) 유튜버 크리에이터를 지난 15일 만나봤다.


"투자와 재테크를 친숙한 일상과 놀이로 여겼으면"


그는 증권 업계를 나와 유튜브 세계로 입문할 당시의 충격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자산관리사로 일할 땐 넘쳐나는 정보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는데 밖으로 나오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 했다. 정보의 불균형이 빈부의 격차를 만들어낸다는 걸 뼈저리게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자산관리사(PB)는 정보가 너무 많아 이를 골라주는 사람인데 정작 밖에선 정보가 메말라 있어 굉장히 놀랐어요. 서민들을 위해 금융 정보를 전달해주는 사람은 정말 아무도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금융 초보자들을 위한 유튜브 콘텐츠를 하나둘 만들기 시작한 일이 지금처럼 커졌어요."


그의 콘텐츠는 '1만원으로 투자 시작하는 5가지 방법', '자산배분을 하면 소화가 잘됩니다', '투자자에게 유용산 숫자의법칙 6가지' 등 금융 초보자를 위한 콘텐츠로 가득하다. 다른 채널들처럼 '무조건 오르는 종목 추천'과 같은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은 없냐고 물으니, 되려 한 방 먹었다. 답을 제시하는 것보단 '보기를 말하는 채널'이 되고 싶단다. 박곰희TV가 채널 슬로건으로 '내 돈은 내 손으로'를 앞세우는 이유다.


"대중들이 투자와 재테크를 친숙한 일상과 놀이처럼 여겼으면 해요. 박곰희TV가 해답보다 '보기'를 제시하는 채널이 되고자 하는 이유예요. 금융인들이 제 콘텐츠를 보고 '별거 없네'라고 해도 상관없어요. 대신 우리 어머니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만들어 놨어요. 평범한 사람들도 정확하고 쉽게 재테크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증권맨 출신이 한 순간 자유(프리랜서)의 몸이 됐으니 고충도 분명 있을터. 그에게 크리에이터로서 '창작의 고통'은 어찌 해결하느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돌아온 답변이 무척이나 시원하다. 그냥 '댓글'을 본단다.


"유튜브를 하면서 창작의 고통은 별로 느끼지 못했어요. 구독자 분들이 콘텐츠마다 궁금한 점을 댓글로 남기는데 이게 곧 콘텐츠 문의 더라고요. 이것만 다해도 이미 3년치 콘텐츠는 밀려 있어요. 평소 댓글에 답변하는 시간만 하루 3-4시간 정도 되는데 오히려 박곰희TV만의 쌍방 문화가 된 것 같아 뿌듯해요."


평범한 이들도 재테크와 투자로 '돈'을 벌었으면 좋겠단 생각에 시작한 유튜브다. 그래서인지 그는 증권맨으로 일하며 자신이 쌓아온 노하우를 가감없이 베푸는 데에 주저 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전직 증권맨이 알려주는 '투자로 돈 못 버는 사람들의 5가지 공통점'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터뷰 도중 자라난 궁금증에 그에게 슬쩍 물었다. 정말 돈 못 버는 이들의 비밀(?)을 알고 있느냐고. 그렇다면 내게도 좀 알려달라고.


"이런 분들은 보통 주식 투자를 할 때 '내가 모르는 건 대박이야'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요. '너만 알려줄게'라는 주변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죠. 다만 그런 고급 정보가 내게 왔다면 대개 시장에 알려진 정보가 대부분이죠. 또 유독 장기 투자를 못 견디고 분산 투자 대신 '올인'을 지향하거나 가격 변동에 '일희일비' 하는 특성을 보이기도 해요. 손실에 무뎌지는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는 점도 특징이에요."


박동호(박곰희TV) 유튜브 크리에이터ⓒEBN박동호(박곰희TV) 유튜브 크리에이터ⓒEBN

그는 인터뷰 내내 '투자의 친숙함'에 대해 강조했다. 어릴 적부터 다양한 투자와 재테크를 직접 하는 습관을 길러야만 향후 한탕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우리나라는 공교육으로 금융 투자를 배우지 않는 게 너무나도 아쉬워요. 그렇다 보니 성장할수록 오히려 투자는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져요. 반면 우리가 아는 부자인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로스 차일드는 모두 유대인인데 이들은 열세 살 때 '바르미츠바'라는 금융 성인식을 통해 어릴적부터 경제 감각을 길러요. 축의금으로 받은 돈을 가지고 자신이 직접 투자과 자산 관리를 해보는거죠. 제가 단 만원이라도 좋으니 어릴 때부터 다양한 투자를 직접 해봐야 한다고 늘 강조하는 이유예요."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동학개미 운동(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열풍에 빗댄 말)이 일면서 투자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박곰희TV의 '20대에 투자를 시작하는 3가지 방법' 역시 조회수가 41만 회를 넘기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자신의 투자 성향에 따라 증권업 대표 직종 3가지(펀드매니저 흉내내기·트레이더 흉내내기·애널리스트 흉내내기)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구독자들의 호응이 대단했다.


"자신이 평소 안정적인 성향이라면 '펀드매니저 흉내내기'의 전략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자산 배분을 장기적으로 주식, 채권, 원자재, 현금 등 다양하게 담는데 시장 위기 발생 시 상당한 방어력을 보이죠. 숫자와 계산을 좋아하는 공대생 마인드라면 차트 분석과 단타가 즐겁고 자신만의 공식 접목이 가능한 트레이더 기질이 어울릴 테죠. 반면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기업 고유의 밸류를 찾아내는 애널리스트 스타일이 맞을 수 있죠. 하지만 이 모두 역시 자신이 직접 해봐야만 알 수 있어요."


"박곰희TV 보고 연금 시작했단 댓글이 가장 뿌듯"


그가 유튜버가 된 이후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구독자들이 "박곰희TV를 보고 연금을 시작했다"고 알려왔을 때다. 실제로 그는 '연금저축펀드를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 콘텐츠를 통해 "오늘 제 목표는 많은 분들이 영상을 보시고 한 분이라도 더 연금계좌를 개설해서 가지고 있게 만드는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일부 PB들은 목돈이 필요할 때에도 주식과 달러 등 다른 자산은 모두 팔아도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 게 연금이에요. 그만큼 정말 중요해요.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은 성장하고 복리효과도 커질 테니 연금 준비는 최대한 빠를수록 좋아요. 자녀 이름으로 연금계좌를 만들었다거나, 이제부터 연금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댓글이 달릴 때가 가장 든든하고 뿌듯해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노후 준비는 굉장히 취약한 수준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 포럼 측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후 주요 수입원의 1위는 '자녀의 도움(25.7%)'이 차지했다. 이마저도 지난 1980년 72% 대비 많이 떨어졌지만 독일(0.4%), 미국(0.7%), 일본(1.9%) 등에 비하면 상당히 높다.


"현 물가로 환산하면 1인당 노후 자금으로는 한 달에 최소 155만원에서 228만원(적정수준)이 필요해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후 준비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요. 평범한 사람이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3층보장체계 없이 노후에 매달 200만원을 벌기란 불가능해요. 결국 우리 노후의 질은 개인연금이 결정한다고 봐요. 만일 자신이 은퇴 후 월 200만원의 연금을 받을 공무원이 아니라면 강박적으로 노후 연금을 준비 해야해요."


이날 그가 가장 많이 내뱉은 단어는 '서민' 이었다. 과거 증권맨의 일상을 청산하고 유튜버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단연 후회는 없다. 되려 요즘은 강연과 도서 출판을 병행하면서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물론 건전한 금융 대중화에 일조할 금융사를 설립하겠다는 목표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도 증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가 기억이 나요. 서민을 돕고 싶단 포부가 있었지만 결국 현실에 부딪혔고 항상 갈증을 느꼈죠. 현재 유튜버로 활동하며 어느정도 목마름을 해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 꿈에 도전하고 싶어요. 평범한 이들이 한탕주의가 아닌 올바른 금융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하는 금융사를 만들고 싶어요."


박동호(박곰희TV) 유튜브 크리에이터ⓒEBN박동호(박곰희TV) 유튜브 크리에이터ⓒ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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