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실리콘 산업부흥 1세대 KCC 정상영 명예회장 별세

송고 2021.01.31 08:16 | 수정 2021.01.31 08:18
EBN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막냇동생...KCC 창업주로 60여년간 경영현장 지켜

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 ⓒKCC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30일 저녁 별세했다. 향년 86세.

유족으로 부인 조은주 여사, 정몽진 KCC 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등 3남이 있다.

KCC 측은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최대한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를 예정”이라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하게 사양하고 빈소와 발인 등 구체적인 일정도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생전 ‘왕회장’으로 불리었던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이다. ‘영(永)’자 항렬의 현대가 창업 1세대 중 마지막으로 타계했다. 범 현대가를 이끌던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1936년 생으로 한국 재계에서 창업주로서는 드물게 60여년을 경영일선에서 몸담았던 고인은, 국내 기업인 중 가장 오래 경영현장을 지켜온 기업인이었다.

1958년 스레이트를 제조하는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창업했다. 맏형인 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뒷바라지를 마다하고 스스로 자립했다.

1974년 ‘고려화학’을 세워 유기화학 분야인 도료사업에 진출, 1989년에는 건설사업부문을 분리해 금강종합건설(현 KCC건설)을 설립했다. 2000년에는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2005년에 금강고려화학을 KCC로 사명을 변경해 건자재·실리콘·첨단소재에 이르는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키웠다.

故 정상영 명예회장은 ‘산업보국’ 정신으로 한국경제 성장과 그 궤를 같이 하며 현장을 중시했던 경영자였다. 또한 건축·산업자재 국산화를 위해 외국에 의존하던 도료·유리·실리콘을 자체 개발해 수입대체 효과를 거둬 기술국산화와 산업발전에 기여했다.

첨단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앞장서 1987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 봉지재(EMC) 양산화에 성공했다. 반도체용 접착제 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했다. 1996년에는 수용성 자동차도료 독자기술을 확보했다. 2003년부터는 전량 해외로부터 수입에 의존하던 실리콘 원료를 국내 최초로 독자 생산하기 시작했다.

평소 소탈하고 검소한 성격으로 임직원들에게 주인의식과 정도경영을 강조했다. 인재육성을 위해 동국대·울산대 등에 사재 수 백억원을 기쾌척하는 등 국가 인재 육성에도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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