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명암 갈라놓은 ‘케이캡’…종근당 ‘아쉬움’ vs 보령 ‘기대’

송고 2024.07.29 15:14 | 수정 2024.07.29 15:18
EBN 김창권 기자 (kimck2611@ebn.co.kr)

종근당, 케이캡 부재로 분기 매출 302억 공백 발생

HK이노엔 손잡은 보령, 의료대란 위기 무사히 넘겨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제공=HK이노엔]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종근당의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가운데, 주요 원인으로 꼽힌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주목받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종근당의 2분기 별도기준 매출은 38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83억원으로 같은 기간 34.6% 줄었다.

이 같은 실적 감소는 연구·개발비 증가와 함께 HK이노엔과 진행하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공동판매 종료 영향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대한민국 30호 신약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 2019년 출시된 이후 누적 원외처방액만 약 6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국내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의약품이다.

종근당이 케이캡을 취급하면서 매출 기여에도 큰 역할을 했는데, 지난해 종근당의 케이캡 매출만 봐도 1396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8.2%를 담당해왔다. 지난해 2분기만 놓고 봐도 302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만큼 이번 2분기 실적에 매출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종근당이 내준 케이캡의 수혜는 보령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보령은 자사 간판 제품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와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상호 공동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보령은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증권가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2분기 매출 2518억원, 영업이익 198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4.2%가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보령의 매출이 355억원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 단순 수치로만 놓고 보면 지난해 종근당의 전체 매출에서 케이캡이 2분기에 기록한 매출(30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단순히 하나의 제품으로 매출을 비교하긴 어렵지만, 의료대란 여파로 항암제 등의 수술에 사용되는 약물 판매 감소에 따른 매출 공백을 메우는 데는 일조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종근당 역시도 케이캡의 매출 공백을 빠르게 메우고 하반기에는 실적 상승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과 손잡고 케이캡과 동일한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약물 ‘펙수클루’ 공동판매에 나서면서 이에 따른 매출이 6월부터 발생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하반기 노바티스에 기술 이전한 샤리코마리투스 희귀질환을 타겟으로 한 종근당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임상 2상이 하반기로 예상되면서 향후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도 기대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의 2분기 실적은 케이캡 부재뿐만 아니라 지난 1분기부터 반영된 글리아티린 소송 환불 부채와 인건비 및 광고선전비 증가의 영향이 반영됐다”라며 “ 하반기에는 노바티스의 적응증 공개와 올해 이익 정상화에 따른 2025년 실적 개선과 함께 풍부한 현금 활용 여부 등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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